[연구원편지]4차 산업혁명을 위해 놓쳐서는 안될 것들
[연구원편지]4차 산업혁명을 위해 놓쳐서는 안될 것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1.09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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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년사 혹은 공식적인 자리 인사말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 중 하나가 ‘4차 산업혁명’일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 처음으로 언급되었다. 1차 산업혁명을 증기기관에 의한 동력혁명, 2차 산업혁명을 전기와 생산라인으로 대변되는 대량생산이라고 한다면, 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과 컴퓨터가 생활에 들어오면서 디지털 시대로 진입하고, 이에 따라 고성능화와 정밀한 자동화가 확산되어 정보통신 기반의 전자제품 등이 확산되는 시점을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공간과 물리적·생물학적 공간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데, 이들 공간과의 기술융합 시대가 열리는 것을 보통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생명공학기술, 로봇 등 다양한 신기술들이 기존 제품과 산업과 융합되는 것을 일컫는다. 4차 산업이 중요한 것은 다가올 미래 산업에 대한 전망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빨리 4차 산업에 해당하는 산업 분야와 기술을 선점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미국이나 유럽의 학자들에게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는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들은 오히려 ‘Industry4.0’의 제조혁신에 대한 사회적 환경에 익숙해져 있다.

Industry4.0 제조혁신의 중심에는 ‘스마트 팩토리’라는 제조 환경의 구현이 있다. 이는 생산 제품의 기획, 설계, 생산, 유통, 판매 전 과정에 정보기술들이 접목되면서 최소 비용 및 시간을 투여해 효율적이면서 고객맞춤형으로 상품을 생산하는 미래형 공장을 의미한다.

우리 지역의 주력산업인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산업 등의 대기업 중심에는 이미 제조현장에 로봇이나 기계를 통한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되었거나, 인간의 작업 환경을 도울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성된 곳이 많다. 이러한 생산 환경은 실제로 인간 중심의 안전과 효율적 생산에 집중되어 기업 전체의 흐름을 반영하기보다는 생산라인을 부분별로 구현시키고 있다고 봐야 한다. 스마트 팩토리는 기업 차원에서 생산량~제품화까지 정보를 기반으로 인간의 역할을 최소화하도록 다양한 기술을 융합하여 생산 과정을 개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술들은 스마트 팩토리에만 구현되어 사용되는 기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스마트 팩토리를 위해 들어가는 기술들은 대부분 지역의 주력산업에서도 필요한 기술들이다. 분석의 기본이 되는 빅데이터, 인간의 두뇌처럼 분석에서부터 최적의 의사결정까지 요하는 인공지능, 정보통신과 세부 전자기술을 포함하는 ICT, 가상 시뮬레이션과 3D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AR(가상현실), 3D 소프트웨어와 소재 등을 기반으로 하는 3D 프린팅 등 다양한 기술들이 필요하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은 십여 년 전부터 일어나고 있지만 문제는 신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투자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영세기업체가 대부분이란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가 차원에서도 R&D 사업이나 기업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자 준비하는 단계이다.

필자가 보기엔 R&D 과정의 전체 단계인 기획, 원천기술 개발, 응용기술 개발, 상용화, 기술이전까지 일원화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타 지자체의 경우 R&D 역할을 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주체가 없어 특정 분야의 기술을 통한 확산 효과가 매우 미흡하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울산의 경우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R&D의 중요성을 인지하여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끝에 연구개발비와 연구원 수가 지난 5년간 약 2배 정도 늘어나 R&D 관련 환경이 많이 개선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해서 안 될 것들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신기술이 아닌 인간이 핵심 주체란 점이다. 울산의 경우, 현장 중심의 뿌리산업형 인재와 현장 중심 고급기술력을 기반으로 산업이 형성되었기에 이를 연계한 R&D 중심의 인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학자들이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직업, 역할 등이 급부상하고 이에 따라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비판하고 있다. 과거 2차 산업혁명에서 기계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봤지만 결과적으로 지원하는 산업이 생겨났으며, 3차 산업혁명도 컴퓨터, 통신이 사람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를 지원하는 정보산업이 급성장하여 일자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대체한다고 하지만 기술은 결국 인간에서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하이테크 분야의 고급기술력들이 갈수록 급성장하면서 다양하고 전문성을 지닌 인간의 감성, 판단, 기획 등이 더 크게 요구될 것이다.

결국 인간 중심의 산업이 되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급하게 어떤 실적과 성과를 바라보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인력 중심의 기술력과 R&D를 강화하여 주력산업과 신산업, 그리고 새로운 신수종산업에 대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박재영 울산발전연구원 경제산업팀,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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