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잠정합의안, 꼭 가결시켜야
현대重 잠정합의안, 꼭 가결시켜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1.0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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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중공업(이하 ‘현대중’)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데 이어 중공업에서 떨어져 나온 3개 사업장 노사도 2016년과 2017년 2년치 임·단협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현대중 분할사업장인 현대 일렉트릭·건설기계·로보틱스 노사는 최근 2016년과 2017년 임·단협 교섭에서 임금협약은 현대중 잠정합의안을 따르고, 단체협약도 큰 틀에서 현대중 단체협약을 승계하는 형태로 합의점을 찾았다고 7일 밝혔다.

3개 분할사업장 노사가 모처럼 타협점을 찾은 것은 현대중 노사협상 분위기 덕분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것 같다. 여하간 최근 현대중 계열 4개 사업장 노사가 한 발짝씩 양보하는 모습을 대내외에 보여준 것은 참 다행한 일이다. 역내인구가 곶감 빠지듯 빠져나가고 상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시점에 가뜩이나 수심에 차 있는 동구 주민들의 정서를 다독거리는 의미에서라도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낸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이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는 9일 현대중을 비롯한 4개 사업장에서 동시에 이루어진다. 앞서 현대중 노조는 분할사업장 3곳의 노사협상이 마무리되면 이들 사업장 조합원들과 함께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에 들어가기로 방침을 세운 바 있다. 동구 주민이나 전체 시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현대자동차 사례의 판박이를 현대중 계열사에서 또다시 보게 되는 건 아닌지 하는 점일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얼마 전 잠정합의안이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되자 부분파업 수위를 점차 높여나감으로써 시민적 우려를 키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지만, 이러한 기시감(旣視感, 데자뷔) 때문인지 굵직한 지역현안이 있을 때마다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 시민단체가 7일 호소문을 냈다. 이 단체는 “지역의 중추적 기업인 현대중공업의 임단협이 2년째 타결되지 않아 근로자와 가족은 물론 지역 주민의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며 “근로자들은 잠정합의안이 다소 미흡해 마음에 안 들더라도 회사의 생존을 지키고 지역사회의 혼란을 잠재운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임단협을 타결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사측 편이 아니냐는 선입견을 가질 수야 있겠지만, 조금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현대중 계열 4개 사업장 조합원들은 9일에 있을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새해 들어서도 부분파업을 무기삼아 사측을 압박하고 있는 현대차 노조도 대승적 결단의 모습을 이 기회에 스스로 보여주었으면 한다. 현대중이나 현대차나 모두 마찬가지이지만, 원청회사의 혼란은 협력업체 종사자들의 생계를 몇 배 더한 무게감으로 위협하는 데 그치지만은 않는다.

시민들은 지역 주민에게는 물론 지역경제 전체에도 깊은 주름살을 남기는 사례를 너무도 자주 보아왔다. 바로 코앞에 닥친 현대중 노조 조합원의 찬반투표가 새로운 도약의 기운을 몰아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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