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학 칼럼]헌해와 새해
[박정학 칼럼]헌해와 새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1.04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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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운세를 본다. 사)한배달에서 운영하는 1년 과정의 주역(主易) 강좌는 얼마 전 주역(周易) 64괘의 마지막 두 괘를 공부하고 종강을 했다. 그 내용은 연말연시 및 ‘사장과 노숙자가 연결선상에 있다’는 고차원적 어울림 철학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성공하여 행복하게 살다가 극락에 가게 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잘 되려면 잘해야 하며, 잘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바로 그 우주 원리(참앎)와 실천의지를 돋워주는 것이 주역(主易) 강좌다.

‘한배달 주역(主易) 강좌’는 인교환(서울대 철학과 석자) 선생을 모시고, 천부경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 과학과 동서양 철학 및 종교적 가르침을 어우르고 있는 우주 진리를 배운다. 주역의 64괘는 내 운명이 어떻게 정해져 있고, 하는 일이 앞으로 잘되겠는지 못되겠는지를 가리켜주는 점괘가 아니라, 내게 닥쳐오는 상황이 이러이러한데 내가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되고, 저렇게 하면 저렇게 된다는 ‘우주 이치’를 담고 있다. 『난중일기』를 보면 충무공도 어려운 결정을 할 때 이것을 활용했다.

주역(主易)에서 우주의 이치는 개인의 삶은 태어난 생년월일시로 정해지는 명(命)이 30%, 현재의 별자리들의 위치와 주변 상황인 운(運)이 20%, 그리고 참앎을 배워서 알고 상황에 맞게 실천하는 내 의지가 50%의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운명이 내 의지로 바뀔 수 있으므로 ‘周易’이 아닌 ‘主易’이라고 한다. 연말연시에 해당하는 63, 64괘를 간단히 소개한다.

63번째 기제(旣濟)괘는 이미 다 이루어진 상태로서 시간적으로는 연말, 인생으로 치면 사장이 된 성공 상태이지만, 곧 종말이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를 하고 있고, 64번째 미제(未濟)괘는 텅 빈 상태에서 새로 시작하는 연초, 또는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 노숙자와 같은 상태이지만,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면 잘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시작’을 가리킨다. 연말과 연시가 시간적으로 연결되듯이 사장과 노숙자도 우주 순환 원리에서는 서로 연결된다는 참으로 멋진 관계 설정이다.

기제괘는 이미 다 이룬 상태가 되고 나니 할 일이 없어져 안일무사에 빠지기 쉽고, 변화의 기운을 상실하여 변화가 없는데도 피곤해진다. 알맹이 없는 일에 바쁜 연말이 연상된다. 연초에 새로 시작하는 원리인 미제괘는 잃을 게 없으니 걱정이 없고, 해야 할 일이 매우 많아 잘 움직이면 새로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적 내용을 담고 있다. 미제괘에 대해서만 약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물질적 이치(地道)인 1·2효에서는 새로 시작하려면 처음에는 여러 가지가 미숙하므로 함부로 뛰어들지 말고 위험을 미연에 대처하라고 가르친다. 사람의 도리(人道)인 3·4효에서는 그렇다고 나아가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으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오면 도전을 해야 하며, 하루 8시간씩 3년 정도를 노력하면 숙달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정신적 이치(天道)인 5·6효에서는 그렇게 하여 현명한 지혜와 덕이 갖추어지는 성숙한 단계가 와서 새로운 성공을 이루지만, 잘 절제하여 분수를 지키지 않으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주의를 주고 있다.

이렇게 우주의 원리는 한 단계가 완성되고 나면 멈추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것을 이루기 위한 새 출발을 하게 되어 있다. 그렇게 만드는 힘은 생명력이며, 생명력은 음양(動靜, 男女, 성공과 실패)의 어우러짐을 통한 즐거움에서 나온다. 그러니 비록 노숙자와 같은 상황에 있더라도 이런 원리를 바로 알고 그 속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는 지혜를 실천하면 끝내 사장이 되는 성공에 이를 수 있다.

새해에는 모든 분들이 주변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즐거운 마음으로 복된 성공을 이루기를 기대한다.

박정학 사단법인 한배달 이사장·예비역 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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