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임단협, 더 이상 ‘머니게임’ 안돼
현대차 임단협, 더 이상 ‘머니게임’ 안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1.02 22: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차 노사가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12월 임금 5만8천원 인상, 성과금 및 격려금 300%, 300만원(포인트 포함) 지급 등을 포함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현대차 노사가 마련한 잠정합의안은 임금 인상 이외에도 의미 있는 합의들이 많다. 노사는 이번 잠정합의를 통해 사내하도급 3천500명을 추가 채용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판매지원은 물론 특별 포인트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촉탁계약직과 사내하도급 인원을 현재의 50% 수준까지 줄이는 데도 합의했다.

하지만 불과 1.77%의 찬성표 부족으로 합의안이 부결되자 노조는 “원인은 부족한 임금 때문”이라며 또다시 강경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결국 현대차 임단협이 또다시 ‘돈’에 매몰된 교섭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한 때 일본 도요타가 기록적인 경영실적에도 불구하고 국민경제와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감안해 기본급을 동결키로 해 ‘도요타 쇼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일화가 있다.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겠다는 현대차 노조의 행보와 비교해 너무나 대조적이다.

2018년 무술년은 IMF 구제금융 당시 현대차에 정리해고의 광풍이 몰아치던 1998년 이후 20년이 지난 상징적인 해이다. 그 사이 현대차는 세계 5대 메이커로 성장하며 호시절을 보내기도 했지만 2012년을 정점으로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하락은 계속되고 올해 판매목표도 지난해 825만대 보다 70만대 줄일 정도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대차 노조가 자신들만의 ‘머니게임’에 몰입한다면 지역사회는 물론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회사가 망해봐야 정신 차린다”는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온 시민이 경제 불안에 떨고 있는 이 때 현대차 노조의 투쟁은 국민들의 시선을 더욱 냉소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세계 경제가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지금 오늘의 노동운동의 현실과 그들의 요구가 타당한지 두 손을 가슴에 얹고 생각해 봐야 한다. 오로지 돈에 매몰된 교섭이 반복될 경우 결국은 생산기지가 해외로 이전될 수 있음을 왜 모르는지 답답하다.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