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 울주군 청량면 군청로 1’
‘울산광역시 울주군 청량면 군청로 1’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2.19 2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말, 길고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긴 기다림의 끝에는 따뜻하고 포근한 안식처(安息處)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된 집으로 입주를 합니다.

울주(蔚州)란 말이 문헌상에 처음 나타난 것은 고려시대 제8대 현종(1018년) 때입니다. 그해 중앙정부는 지방의 행정체계를 정비하면서 울주에도 방어사(防禦使)가 파견되어 지방관이 주재하는 주현(州縣)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1018년에 울주란 명칭이 정식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고, 이를 근거로 하여 2018년은 울주 정명 천년이 되는 해가 되는 것입니다. 그 후 몇 차례 울주는 울산군으로 바뀌었다가 1962년 6월 1일 울산시로 승격되면서 울산군이 울주군으로 명칭 변경이 되었습니다.

울주군청은 울산시 승격 당시 1962년 중구 북정동에 있다가 1979년에 지금의 청사인 옥동 청사로 이사를 와서 오늘날까지 남구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청사는 노후화되었고, 사무실 공간은 비좁아 인근 건물을 임대해서 행정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필자가 근무하는 여성가족과는 군청에서 조금 떨어진 건물인데 좁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어서 힘겹게 물어서 찾아오는 민원인들에게 늘 죄송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청사의 개청으로 이젠 그런 불편은 끝입니다.

군청직원들은 그동안 정이 들었던 청사를 배경으로 하여 부서별로 추억 만들기의 일환으로 기념사진을 찍어 앨범을 만들어 애틋한 마음을 담은 한 줄의 글로 옥동청사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기 위한 행사도 마무리하였으며, 서로가 특색 있는 인상을 남기려고 다양한 연출도 했습니다. 이것도 많은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되겠지요.

누구라도 이사는 힘들고 번거롭습니다. 필자 역시 청사가 이사를 한다기에 살아오면서 개인적으로는 이사를 몇 번이나 했는지를 헤아려 보니까 무려 일곱 번이나 되었는데, 다행인 것은 이사를 할 때마다 조금씩 큰 집으로 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군청의 이사는 12월 18일부터 시작하여 22일까지 완료하여 주말과 25일 크리스마스 날까지 사무실을 정리하여 26일부터는 새로운 청사에서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 됩니다. 우리는 그곳 신청사에서 다가오는 새로운 1000년을 준비할 것입니다.

울주란 명칭이 1000년을 면면히 이어져 온 것도, 울주군청이 신청사를 우여곡절 끝에 건립하게 된 것도 수많은 어려움을 겪고 남 끝의 일이었으며, 그 덕분에 오늘날 이렇게 신청사로 이사를 가게 된 것입니다. 이제 울주군의 모든 공무원들은 우리 고장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으므로 주인의식과 함께 더욱 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해서 살기 좋은 울주군을 만들 것입니다.

2018년은 울주 1000년이 되지만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고려청자, 팔만대장경, 나전칠기, 화약의 발명 등 다양한 문화의 꽃을 활짝 피운 고려 건국(918년) 1천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여 2018년 무술년(戊戌年)은 우리 울주에 많은 희망과 기쁨을 주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우리 모두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직원들의 아침 출근길이 당분간은 옥동으로 향할 것입니다. 그러다가 웃으면서 핸들을 돌려 신청사로 향하게 되겠지요. 오래된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을 것입니다만 그래도 자신들이 지금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잊지 않고 있을 것입니다.

화엄경에는 이런 글이 있습니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樹木等到花 謝才能結果, 江水流到舍 江才能入海)』고 말입니다. 이제 우리는 그 오랜 출산의 고통(産苦)에서 벗어나 결실의 열매를 맺고 저 넓고 큰 바다로 나갈 것입니다.

울주여, 울주 사람들이여! 저 높고 무한한 우주와, 더 넓고 넓은 바다를 향해 우리가 먼저 함께 힘차게 나아갑시다. 우리는 1000년이 넘은 울주의 기상(氣像)을 가진 준비된 삶을 사는 분들이 아닌가요.

김봉대 울주군청 여성가족과장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