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아직도 돈이 고픈가
현대차 노조, 아직도 돈이 고픈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2.13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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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는 올해도 예외 없이 파업을 벌이고 있다. 예년과 비교해 다른 것이 있다면 올 여름에 시작한 파업이 겨울이 됐는데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의 파업이 두 계절이 바뀌면서까지 계속되면서 지난 13일까지 파업 피해액이 1조1천억원을 넘어섰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1994년, 2009~2011년 등 네 차례를 제외하고는 매년 파업을 벌였다. 총 436회에 걸친 파업에서 발생한 누적 생산 차질만 147만여 대에 달한다. 누적 매출 손실은 19조4천억원이다. 올해 파업으로 발생한 피해액을 더하면 손실액은 2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파업은 비단 금전적인 문제만은 아니다.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브랜드와 회사 이미지 추락은 경제적인 손실보다 더 크고 장기적인 피해를 가져다 줄 것이 분명하다.

이 같은 현대차 노조의 행보에 대해 울산지역사회에서는 우려와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 불황으로 지역경제가 어려운데, 현대차까지 파업에 들어가 지역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추락할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현대기아차협력사협의회에 이어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행복도시울산만들기범시민협의회’도 현대차 임단협에 대해 조속한 타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현대차는 사드보복에 따른 여파로 중국 판매가 작년에 비해 반 토막이 났고, 미국에서의 판매도 보호무역으로 매우 부진한 상황에 빠져있다. 실제로 올 1∼11월 판매가 전년대비 27만대나 줄어들었고, 11월 판매도 전년대비 10.4%나 빠졌다. 이에 따라 올 들어 3분기까지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5.4%에 그쳤다. 2014년만 해도 8.5%에 달했지만 매년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설상가상 최근 수입차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15%를 넘어섰고, 경쟁업체들은 유연한 임금체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경제 상황이 겨울 날씨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어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때에 현대차 노조의 줄파업은 ‘귀족노조의 파업’이란 국민들의 비난을 면키 어렵다. 현대차 직원 평균 연봉이 9천만원 수준이다. 그런데도 노조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으로 회사와 지역사회, 협력업체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이해할 국민은 과연 몇이나 될까? 현대차의 연봉은 대한민국 근로자 연봉 랭킹 상위 3%에 드는 금액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현대차가 매년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하는 것은 대다수의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현재 남아 있는 핵심 쟁점은 임금인상, 성과금 요구와 함께 65세 정년연장, 정비직군 실질임금 요구 등으로 대부분 돈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고임금에 최고 수준의 직원 복지에도 여전히 돈이 고프다고 외치는 노조의 모습은 이기적인 탐욕의 절정을 보여준다. 노조는 교섭때마다 독선과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언제까지 돈의 노예가 되려고 하는가. 노조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집행부가 연내 타결할 의지가 없고 장기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는 소문이 노조원들 사이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소문이 사실일 경우 울산경제는 더욱 깊은 침체의 수렁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경륜이 이쯤 되면 매년 연례행사처럼 진행되는 습관성 파업으로 돈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노사가 윈-윈하는 노사협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 안정된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 동안 파업으로 고통을 준 협력업체와 지역사회에 보답하는 길임을 현대차 노조는 명심해야 한다. 노조의 파업이 계속되는 지금 이 시간에도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더불어 현대차 브랜드 가치와 지역경제 역시 곤두박질치고 있다. 회사가 망한 뒤에 뒤늦게 후회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이주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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