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길’
‘우리의 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2.12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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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에 문을 연 울산동부경찰서는 드라마 관계자들이 옛날 모습의 경찰서를 찾던 중 발견하고 ‘욕망의 불꽃’(2010년 MBC 드라마)과 ‘메이퀸’(2012년 MBC 드라마)을 촬영한 장소이기도 했다. 그러한 사연을 지닌 건물이 올해 ‘관공서 부분’의 리모델링을 거쳐 요즘 경찰서의 모습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경찰서 2층으로 올라가면 옛날 거울이 있던 자리에 ‘우리의 길’이라는 제목의 현판이 새로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내용은 동부경찰서에서 재직 중인 경비작전계장 이홍직 경감이 경찰의 소중한 가치와 보람된 우리 경찰업무에 대해 3개월간 밤낮없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다듬어낸 글귀다.

“나 자신보다 주민의 삶과 행복을 지키는 길을 걸어가는 경찰입니다. 주민의 부름을 내 가족의 간절한 목소리로 여기는 지혜와 불의에 맞서 당당히 이겨낼 용기로 어두움에 싸인 주민에게 안도의 빛을 훤히 비추고 그 어떤 순간에도 절박한 손을 놓지 않겠습니다. 험한 곳으로 먼저 달려가고 마지막에는 멀고도 숭고한 길, 이 길의 끝에서 사명을 다한 제복의 짐을 내려놓고 환하게 웃으며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이 경감의 글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치와 혼이 살아 숨 쉬는 경찰이 되기를 바라며…”라는, 울산 다운초등학교 주상득 선생님 붓글씨도 여러분의 발길을 멈추게 할 것이다.

‘처음 그 마음’을 잊지 않고 경찰의 존재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다 함께 다짐을 새겼으면 하는 글을 보며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올 한 해를 되돌아본다. 올 한 해는 자치경찰제, 인권경찰, 수사권 조정 등 ‘경찰개혁’을 유난히 강조한 한 해였다. 아울러 사회적 여러 문제들로 경찰이 자주 칭찬을 듣기도 했고, 때로는 관료주의, 현장 주민수요에 대한 부적응, 국민의 경찰에 대한 불신 등 갖가지 부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던 한 해였다.

그럼에도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가장 자주 만나고 또 친숙하게 만나는 국가공무원은 아마도 경찰일 것이다. 이미지가 안 좋은 경찰보다는 도움이 필요한 곳에 주민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훌륭한 경찰관이 우리 주변에는 더 많이 있다고 본다.

우리 주민들도 경찰이 생활 현장에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법적 권한을 필요한 만큼 보충해 주고, 우리 경찰이 그런 권한을 안심하고 행사할 수 있게끔 힘을 실어주면 어떻겠는가? 또 때로는 주민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경찰이 보인다면 경찰서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난에 칭찬의 글을 올려 격려해 주고, 권한을 남용하거나 잘못한 것이 있다면 ‘국민신문고’에 따끔하게 혼내는 글을 올려주면 어떻겠는가? 적극적인 관심으로 때로는 채찍을 때로는 당근을 보여준다면 어떻겠는가?

어느 분야라도 본분에 소홀하면 그 어떤 것을 잘하더라도 소용이 없다. 우리 경찰은 가장 기본적인 ‘처음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주민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겠다는 다짐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할 것이다. 한 해를 마감하는 이 시점에 시민을 위한 경찰의 길 ‘우리의 길’을 새삼 되새겨 본다.

지철환 울산 동부경찰서 서부파출소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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