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공학도의 눈에 비친 ‘석유화학’
재료공학도의 눈에 비친 ‘석유화학’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2.0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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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생활 플라스틱과 입는 옷 등 친밀한 제품이 원유를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이 궁금하고 신기했으며 재료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해 첨단소재공학부에 오게 되었다.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었다. 하지만 공부를 하다 보니 보다 관심이 있었던 것은 금속이 아닌 석유화학 계열의 폴리머였다. 이를 늦게 깨우쳤지만, 현재 복수전공은 아니긴 해도, 전공선택이 아닌 일반선택을 해서라도 화학공학과 과목을 2개 수강했고, 전공선택에 있어서도 고분자공학, 복합재료공학 등 석유화학 산업군과 관련된 전공을 수강했다. 더 나아가 석유화학산업에 있어 안전관리자로서의 직무를 희망하고 여기에 맞춰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다.

‘출신에 대해서 의미부여를 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조금 뒤쳐져 있지만 현재 조건에 비관하지 않고 꿋꿋이 도전하고 나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화학공학과 재료공학의 융복합적인 사고는 훨씬 더 우위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면 나만의 강점으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선견지명이란 앞을 내다보기 위해 넓은 안목이 필요하다는 뜻인데, 재료공학에 대해서 지식을 쌓아왔고 지금은 화학공학에 관한 지식도 차곡차곡 쌓아 가는 중이다.

전에 한국화학연구원 이동구 박사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이때 그동안 궁금했던 현재 석유화학산업의 한계점과 위기에 대한 대응전략 및 현재 국내외 석유화학산업의 시장동향 등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울산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루피(RUPI) 사업이 무엇을 목표로 지향하며 사업을 추진 중인지 알게 되었고, 앞으로 울산 석유화학단지가 어떻게 변화할지 미래에 대해서도 추측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이런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하고 극복해나갈지 생각해보았다.

석유화학산업은 현재 신기후체제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자원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에는 2015년부터 시행된 탄소배출권 거래제도가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다량 배출국가로 그 배출량이 OECD국가 중 최고 수준이며 전세계 7위다. 이 탄소배출권 제도는 온실가스 중에서 이산화탄소의 비중이 가장 높아 대표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규제하기 위한 제도다. 유엔 기후변화협약에서 발급되어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는 나라에서는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에게 매년 탄소배출 허용량을 할당하고 기업별로 남거나 부족한 배출량의 거래를 허용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 구조상 공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거의 불가능하다. 아직은 시행 초기라 모든 업종에 배출권 100%를 무상 할당하고 있다. 탄소자원화도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의 좋은 전략이지만 탄소배출권 거래를 국제적으로 선점하는 것도 중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탄소배출권을 수입, 수출하는 기업도 생기고 국내에서도 탄소배출권이 부족하여 규제를 받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세계적 석유화학기업인 다우와 듀폰의 합병을 알게 되었을 때 엄청 놀랐다. 두 기업 모두 미국에서 상호경쟁하며 성장해온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이다. 하지만 다우와 듀폰은 각자 세계적으로 막대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나 미래지향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규모의 경제를 키우고 ‘선택과 집중’에서 우위를 점해야 함을 인지하고 있었다. 왜 국내 기업은 도대체 이런 세계적인 경쟁력과 관련하여 합병이나 기업 간의 교류가 없을까 많이 의아하다. 국내 기업 간의 Win-Win 합병은 왜 눈에 보이지 않는 건지 의문이 커져 갔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국내 석유화학기업의 규모와 경쟁력을 반드시 키워야 된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1970년도부터 꾸준한 성장을 해오고 대한민국 국가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중국과 중동, 그리고 석유 대체자원의 개발 등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난 긴 세월 동안 발전해온 석유화학산업은 오일쇼크와 IMF 등 다양한 글로벌 위기에 직면했으나 이를 멋지게 극복했다. 어김없이 찾아온 이번 위기도 항상 그랬듯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처럼 멋진 해피엔딩으로 끝나리라 확신한다. 나 역시 대한민국 미래 일꾼으로서 한 몫을 담당하기 위해 오늘도 값진 의미를 부여하는 날이 되기를 바라며 단단히 신발끈을 동여맨다.

박종현 울산대 첨단소재공학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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