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산통도사 납향(衲香)
영축산통도사 납향(衲香)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2.0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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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축산은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에 있는 통도사를 감싸고 있는 산이다. 마치 큰 몸집의 신령스런 독수리가 양 날개를 활짝 편 모양새여서 쓰기는 한자 ‘영취(靈鷲)’로 쓰고 읽기는 불교식 ‘영축’으로 읽는다.

영축산은 불교에 자주 등장하는 산이다. 형세가 인도의 영축산 비슷하다 해서 그 영향을 받았다. 통도사의 경우 ‘이 산의 생김새가 인도 영축산의 그것과 통한다.(此山之形 通於印度靈鷲山形)’고 했다. 영축산통도사, 영축산문, 영축총림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울산시 울주군 청량면 율리의 영축사지(靈鷲寺址) 또한 인도 영축산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신라 선덕여왕 15년(646) 대국통(大國統)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된 통도사는 당시 왕실귀족불교의 중심지였던 경주의 황룡사와는 달리 산중에 자리 잡은 수행불교(修行佛敎)의 중심도량이었다. 통도(通度)는 ‘모든 진리를 회통하여 중생을 제도한다(通萬法度衆生)’는 의미이다. 올해 개산(開山=절을 처음으로 세움) 1372년을 맞이했다.

납향(衲香)은 불교 수행자인 승려의 향기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천리향(千里香), 만리향(萬里香), 매향십리(梅香十里), 심향백리(心香百里), 덕향천리(德香千里), 인향무한(人香無限) 등으로 문체의 표현을 흉내 내어 쓰인다.

지난달 22일 조계종 원로의원이자 통도사 방장직무대행인 성파(性坡) 스님이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괘일(掛一=중요한 하나의 주제)은 16만 도자대장경(陶瓷大藏經) 장경각 불사였다. 성파 스님은 또 우리나라의 전통 안료인 옻과 불교미술을 접목해서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켜 전승 불교예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수행과 예술은 어느 지점에서 만나는 것입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성파 스님은 “내 경우에는 따로 생각하지 않아요. 예술도 수행도 따로 하지 않아요. 생활 자체가 수행이고, 생활 자체가 예술이죠. 삶이 수행이자 예술이라는 얘기입니다.”라고 답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물체가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내 생활에서 일어났던 일이 흔적으로 남으면 그게 예술”이라는 말도 보탰다. (매일경제. 2017.04.25. 통도사 방장대행 성파 스님 “자신 많이 돌아보고, 남은 적게 쏘아봐야”)

이는 성파 스님의 일관된 실천수행에서도 느낄 수 있다. 성파 스님은 1960년 통도사에서 월하 스님을 은·계사로 사미계를, 1970년 월하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1971년 통도사 승가대학을 졸업한 이후 총무원 사회부장과 교무부장, 통도사 주지(1981년)를 역임했다.

이를 계기로 영축산 통도사 납자(衲子=납의를 입은 승려)들의 향기를 더듬어 본다.

일옹당(一翁堂) 혜각(慧覺) 스님(1905~1998)은 1992년 한국의 전통 단청에 당신의 독창적인 문양을 더하여 세계에 우리의 찬란한 단청문화를 드높인 공으로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으로 지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혜각 스님은 황해도 신천군 남부면 청량리에서 태어났고, 본명은 성수(聖洙)이다. 1950년 2월 통도사에서 구하 스님을 법사로 건당(建幢=불교의 傳法 의식)했다. 혜각 스님은 1998년 1월 2일 오전 8시 20분 영축총림통도사 사명암에서 원적(圓寂=입적, 열반)에 들었다. 법랍 78세, 세수 94세였다.

동원(東園) 스님은 은사 일옹 스님의 뒤를 이어 2009년 중요무형문화재 48호 단청장 보유자로 지정됐다. 대전에서 태어난 동원 스님은 1966년에 출가한 뒤 월하 스님을 법사로, 혜각 스님을 은사로 삼아 사미계를, 고암 스님에게서는 비구계를 수지했다. 1980년대 초반 잠시 통도사 교무의 소임을 맡은 것을 빼고는 줄곧 탱화를 그리며 한평생 수행에 매진했다. 현재 통도사 산내 암자인 사명암(四溟庵)에 주석하고 있다.

범하(梵河) 스님(1947~2013)은 경북 경주에서 출생했다. 1961년 법인 스님을 은사로 삼아 통도사로 출가했다. 통도사박물관 관장, 불교중앙박물관 초대·2대 관장을 역임했다. 대한민국 국민훈장목련장 수훈(2002년), 대한민국 옥관문화훈장 수훈(2007년)의 수상 경력이 있다. 범하 스님은 한국박물관협회 이사와 불교미술사학회장(2003년부터), (사)성보문화재연구원 이사장(2007년부터)을 역임했다.

오심(悟心) 스님은 현재 불교중앙박물관 관장이다. 월하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1980년에 사미계를, 1987년에 구족계를 받았다. 통도사 기획·교무·포교국장, 울산불교방송 사장, 월봉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현재 제16대 중앙종회의원이다.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舍利), 가사(袈裟)를 모신 금강계단(金剛戒壇)이자 성해 스님, 구하 스님, 경봉 스님, 월하 스님, 벽안 스님이 주석한 도량이다. 구룡지, 호안석, 금와보살, 통도사학춤 등 설화와 불교문화예술이 전승되고 있는 국지대찰(國之大刹)이요 불지종가(佛之宗家)이다.

김성수 조류생태학 박사·울산학춤보존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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