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은 중소기업에서
일자리 창출은 중소기업에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1.2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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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가 다가오지만 취업준비생은 휴일까지 반납하고 묵묵히 책상 앞을 지키고 있다. 청년고용시장의 문이 좁아지면서 취업준비생에게는 더욱 힘든 한해가 될 전망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취업준비생은 공무원과 대기업 또는 공기업 취업을 목표로 삼고 있다. 대기업의 안정성과 복지혜택 그리고 사회적 인식의 영향으로 중소기업 취업을 피하는 것으로 보인다.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 수와 비교할 때, 대기업 채용자리는 한정되어 있어 청년들의 구직난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의 노동시장 구조는 ‘양극화’가 고착화되고 있다. 대기업에는 일할 사람이 넘쳐나지만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어서 고용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구직자들 절반 이상이 다년간 취업을 준비해온 대졸 이상의 취업준비생이 많아 중소기업 쪽으로 눈높이를 낮추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미스매치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2017 세제개편 등의 정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또한 정책의 핵심인 대기업, 수출 중심의 경제정책을 일자리, 중소기업, 내수 중심으로 바꾸는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을 필두로 구직청년을 고용한 중소기업과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에게 추가혜택을 주는 방법을 고안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 대기업 위주의 취업 형태를 벗어난 정책을 시행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7년 상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1분기 들어 사업체 내 미충원 인력은 9만4천명으로 전년대비 3천명(3.4%) 증가했다. 특히 기업 규모별로는 300명 미만 중소기업의 미충원 비율이 12.6%로 300명 이상 대기업(4.6%)보다 3배 가까이 차이 나 대기업, 중기업 간에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미충원 사유로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았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울산시는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과 취업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과 고용복지센터 등 15개 취업기관이 참가하는 ‘2017년 울산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중소기업 제품 전시, 중소기업 인식 개선과 지원제도 확대, 구직자 맞춤형 취업컨설팅을 서비스하는 지역 박람회 등 기업 간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행사를 진행했다. 또한 양질의 구인기업 발굴에 힘써 구직자들이 만족스러운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했다.

13일에 진행된 채용박람회에서는 지역 중소·중견기업 114개사가 참가한 가운데 구직희망자 5천명 이상이 모이면서 1천73명이 면접을 진행하고 이 가운데 24명이 현장에서 채용되었다. 울산시 주관으로 22일에 열린 ‘청년구직자 자기 PR 콘테스트’에서는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을 통해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고, 청년들에게 다양한 취업지원 서비스와 일자리 정보를 제공해 선택의 폭을 넓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사회적경제는 단기간에 빠른 양적 성장을 이뤄냈지만 아직 사회경제 활성화 정도는 미흡하다. 아무래도 금융지원과 판로 등 인프라가 부족하고 체계적인 종합안내서비스가 없어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얻어야 하는지 어려워하는 구직자들이 많아 정확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실정이다.

2016년도에 시작한 “일자리 희망버스”는 구직자에게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구인, 구직 상담을 지원하면서 5개월 만에 1천여 명이 넘는 구직자가 참가, 약 200여 명이 취업에 성공해 좋은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또한 고용을 늘리는 기업에게는 고용탑(상)을 수여하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고용활동을 늘릴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선보였다. 앞으로도 저성장·양극화 문제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양질의 프로그램이 많이 나와 기업과 구직자들이 서로 상생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만큼 한국경제 성장의 기온도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미래 먹거리 산업이 부족해져 가는 시점에 대기업 위주의 정책만 펼쳐서는 1998년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큰 위기가 올지도 모른다. 현실에 맞는 정책적 지원 사업이 무엇인지 본질적 원인을 찾아내 구직자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어야 하며, 새롭게 출발하는 창업자에게는 비용부담 완화 방안, 좀 더 적극적인 R&D 투자 지원,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을 통해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모두 한마음으로 머리를 맞대었으면 한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구직자 채용, 대기업-중소기업의 미스매치 해소, 경제위기 극복이란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실질적이고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 많이 나와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에 어렵사리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장관이 임명되었다. 이를 계기로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되고 일자리와 소득 주도 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의 세 축이 잘 맞물려 경제성장으로 이어지길, 그리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혁신창업, 불공정거래 환경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길 기대해 본다.

송춘철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지역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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