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적절한 울산 중·고교 시험 서술문제 출제
시의적절한 울산 중·고교 시험 서술문제 출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1.1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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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울산지역 중·고교생들은 학교 자체고사에서 주요과목은 객관식 외에 서술 및 논술형 문제도 치르게 된다. 울산시 교육청이 17일 밝힌바 에 의하면 이런 서술 및 논술형 문제가 내년에 30%, 2010년, 2011년에 각각 40%, 50% 이상 학교별 고사에 적용될 것이라고 한다. 또 시험문제도 문항의 난이도를 ‘심화(상), 보통(중), 기초(하)’ 세 단계로 분리해 학생들이 자신의 학력수준에 맞는 문제를 이 중에서 고르도록 한다는 것이다. 시 교육청이 중·고교의 각종 자체고사에서 서술 및 논술형을 첨가키로 한 이번 결정은 타당하고 시의적절한 조치다.

지난 1981년 선(先)시험의 대학입학예비고사와 내신을 반영하는 대학입시 전형이 실시되면서 중·고교생들의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은 ‘제로’ 상태에 가까운 수준이 됐다. 영어 철자를 모르는 경우는 다반사이고 최근에 울산지역 고교생 중 75명이 한글을 모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충격을 준적도 있다. 그러다 보니 사고력, 논리력이 필요한 과목은 멀리하게 됐고 올해도 수능시험에서 수리 ‘가’형은 1등급이 작년보다 무려 20점이나 하락할 것이란 추측도 나와 있다. 인문, 자연계열을 막론하고 사고력, 논리력이 모든 학문의 기본임을 감안할 때 이번 울산시 교육청의 조치는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자체고사를 출제할 때 문제 난이도를 상, 중, 하로 나눠 학생들이 자신의 학력수준에 맞는 것을 선택케 하는 부분은 심사숙고해야 할 부분이다.

우선 이 학교자체시험이란 것이 대부분 대입의 당락과 연관성이 있는 내신 성적의 평가 기준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학생, 학부모의 관점에 따라 문제시 될 개연성이 매우 높다. 어떤 기준에 맞춰 학생을 상, 중, 하로 구분할 것인가. 내용은 어떻게 출제 할 것이며 그에서 나오는 성적을 등급으로 환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등등 복잡한 문제가 한, 두 가지 아니다. 지금 당장만 해도 도시와 농촌, 수도권과 지방사이의 내신 성적 불협화음은 그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자칫하면 총론에서 긍정적이었던 발상이 각론에서 원성을 살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따라서 이 수준별 시험출제 문제는 시행 후 착오가 발생해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사전에 치밀한 계획과 준비를 한 뒤 예비시행을 거쳐 실시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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