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후 거주지·봉사자 매뉴얼’ 절실
‘지진후 거주지·봉사자 매뉴얼’ 절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1.1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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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포항지진은 지진의 무풍지대가 아닌 울산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지진 발생 후 임시대피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갖가지 잡음과 우왕좌왕하는 모습, 전국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무대책 등은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안쓰럽다. 구마모토 지진, 후쿠시마 지진해일 같은 대재앙을 끌어안고 살다시피 하는 일본 국민들과 비교할 때 너무도 대조되는 것 같아 낯이 후끈거리기도 한다.

물론 포항의 사례를 두고 하는 말이지만, 예상치 못한 경험이었기에 그럴 수 있지 하고 위안을 삼을 수는 있다. 그러나 좀 더 냉정을 되찾아 ‘무엇이 문제인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전혀 낯선 환경 속에서 생겨날 수 있는 아귀다툼, 사생활의 침해 상황도 문제점의 하나일 수 있다. 일부 언론은 ‘매뉴얼 부재’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가상적 상황을 설정한 대피 훈련이야 몇 차례 해본 경험이 있어도, 실제 상황에 대한 매뉴얼은 미리 작성해둘 엄두조차 못 낸 것이 사실일 것이다. 해당 지자체에서 먼저 책임질 일이지만, 지진 발생 시 ‘임시대피소’가 아닌 ‘임시거주지’를 어디로 점찍어 두었다가 어떻게 안내·배정할 것인지, 이에 대한 매뉴얼을 미리 작성해 놓은 지자체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에 일부 언론의 지적은 경청할 필요가 있다.

자원봉사자 문제만 해도 그렇다. 포항시가 뒤늦게라도 대비책을 세우기 시작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다른 지방에서 먼 길 마다하고 달려온 자원봉사자들에게 어디 가서 어떻게 봉사해 주기를 부탁할 것인지 등의 문제는 사후적으로라도 매뉴얼을 작성해 둘 필요가 있다. 그러지 못한 경우에 생길 수 있는 혼란이나 일부 불순한 사람들의 틈입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대비책이다. 어떤 일이든 처음부터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포항시는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울산시는 포항시의 사례를 거울삼아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자연재해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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