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이재민에 즉시 도움의 손길을
포항 이재민에 즉시 도움의 손길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1.1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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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2 경주지진이 일어난 지 10개월 만인 지난 15일, 전국에 다시 한 번 ‘지진 공포’를 심어준 포항지진은 적지 않은 인적, 물적 생채기를 포항에 남겼다. 지진 규모는 5.4로 경주지진(5.8)보다 낮았지만 진앙이 지표면에서 6km나 더 가깝다 보니 포항시민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은 훨씬 더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관계당국이 16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집계한 포항지진의 인적 피해는 부상자 62명에 이재민은 1천537명에 이른다. 이 많은 이재민들은 흥해실내체육관을 비롯해 포항의 임시수용시설 27곳에 나뉘어 보호를 받고 있다. 물적 피해도 만만찮아 주택 1천208채와 차량 38대가 파손되고, 학교건물 32곳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상황이 알려지면서 구호와 피해복구를 위한 도움의 손길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자체로서는 경기도가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경기도는 16일 포항시 지진 현장에 지진전문소방관 5명을 급파하고, 장비(콘크리트 강도측정기, 균열측정기)도 보내 건물 안전점검과 현장 복구 지원에 나서는 한편 위로금 1천만원을 포항시에 전달하기로 했다. 또 포항시에 연고를 둔 경기도 공무원에게는 재해구호 특별휴가도 주기로 하고 신청을 받고 있고며, 특히 남경필 지사는 김관용 경북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신속한 피해복구와 안전점검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한국가스공사와 대한적십자사, 유통업체들도 저마다 도움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가스공사는 이날 임직원 10명으로 봉사단을 꾸려 임시대피소가 마련된 대도중학교에서 구호활동을 펼쳤고, 구호성금 1천만원도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 대한적십자사 봉사원과 직원 62명은 같은 날 흥해실내체육관, 항도초등학교, 대도중학교를 찾아가 이재민들에게 응급구호품 875세트(8천700만원 상당)를 지원했고 2차례에 걸쳐 550명에게 급식활동을 펼쳤다. 이마트는 이마트24,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함께 포항지진 피해주민을 위해 생필품, 방한용품 등 구호물품 1억원어치를 지원키로 했다. 이밖에도 CU(씨유)를 운영하는 BGF는 지난 15일 저녁 생수, 라면, 생활용품 등 구호물품 1천만원 상당을 지원했고,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방한용품(무릎담요, 핫팩, 방한마스크, 장갑, 귀마개 등)과 먹을거리(초코파이, 물) 등 1만여개를 지원키로 했다.

그러나 ‘자원봉사자의 도시’란 자부심이 강하고 포항·경주와 ‘해오름동맹’까지 맺은 울산에서는 16일 오후에도 이렇다 할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아 궁금증을 남겼다. 물론 세밀하게 준비하느라 발표가 늦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경기도와 남경필 지사의 민첩한 대응과는 대조가 돼 아쉬움이 적지 않다. 울산지역 단체장들의 무딘 ‘정무적 판단’을 탓하는 시민들도 있다. 울산시와 자치구·군은 포항 이재민들이 당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피해 복구를 위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조속히 판단해서 너무 늦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서둘렀으면 한다. 대한적십자사처럼 심리지원활동가들을 파견해 이재민들의 심리회복 지원에 나설 필요도 있을 것이다. ‘여진에 떨고 추위에 떠는’ 포항의 이재민들을 생각하면 한시가 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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