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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업 편지]평가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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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14  21: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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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말 제19회 지속가능발전대상 전국 응모작 43편에 대한 ppt 발표가 예정되어 있었다. 우리도 ‘시민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사회적경제의 선순환 가능성 확대’를 주제로 응모한 터라 출장길에 올랐다. 발표장에서 알게 된 43개 응모단체와 서면주제들은 제목만으로도 지속가능발전(SDGs) 활동사례 그 자체로 다가왔다.

순번을 기다리며 자문해 보았다. 시급성을 다투는 일과 순발력이 요구되는 시민상담을 핑계로 놓치고 온 것들은 없는지, 그 놓친 부분들을 지속가능한 척 부풀려 놓았다가 정작 실천도 못했던 것은 아닌지…. 막상 발표를 하려니 정식 조직도 아닌 ‘사업단’이란 명칭이 쑥스럽기도 해서 응모는 어쩌자고 했나, 후회가 되기도 했다. 그래도 내심 성에 차지 않는 일, 명분이 납득되지 않는 일, 보여주기 위한 일들은 없는지 부단히 자기검증을 하며 무소의 뿔처럼 걸어오지 않았던가.

그 길에는 다양한 분야의 응원군들이 함께해 주어 오랜 시간 마을기업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었기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여전히 전국평균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숫자지만, 소소한 기쁨과 성취감과 행복감을 주기도 한다. 지난해 태풍 차바 복구현장에는 지원단이든 마을기업이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단체로 밥을 지어 배식에 나섰고, 휴일을 강변 복구현장에서 보내기도 했었다. 시민들이 지역성을 토대로 지역에 뿌리를 내리며 지역관계망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마을기업을 하고부터는 자발성과 적극성이 더 강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10분 남짓한 시간에 이런저런 내용들로 생동감 있게 공감을 이끌어내려고 했지만 조직된 힘이나 협업이 미미한, 그저 열심히 뛰는 하나의 사업단이란 생각에 어느 순간 기대를 낮추기로 했다. 수상권에 안 들어도 괜찮다, 평가에 온도가 느껴진다면 사업의 방향을 검증받는 기회가 될 것이니 그 온도를 감지해 보리라 마음먹었다. 평가를 받으러 갔다가 스스로 평가를 한 셈이었다.

필자의 민간기업 경력을 행정의 마을기업 사업에 적용하여 실천을 위한 기획을 어떻게 했으며 마을과 마을, 지역과 지역 현장을 어떻게 연결했는지 등에 대해 발표했다. 그랬더니 조직과 시간관리 등 꽤 여러 가지 질의가 쏟아졌다. 한 켤레도 온전하지 못한 구두를 보여주었을 뿐 긴 말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행정기관 소속이긴 해도 난 행정가보다는 실천가로서, 기획가로서, 조력가로서 기억되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는 사이, 평가의 온도가 점점 따뜻해져 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아쉬움은 있었다. 더 넓고 단단한 외연적 성장을 이루려면 다양한 지역적 거버넌스로서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조직적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지역적 역량의 협업과 결집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현장실사까지 합산 평가한 끝에 장려상이라도 받을 수 있었다.

올해 행정안전부 전국 우수마을기업 평가에서는 울주군 ‘(주)삼동민속손두부’가 장려상을 받았다. 울산에서 7년 연속 우수마을기업이 배출된 것이다. 시민 마을기업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는 남목 마을공동체가 참가상을 받았다. 그 밖에도 다양한 일들을 함께 해왔다. 상의 크고 작음을 떠나 이러한 기회가 시민들의 자존감을 높여주어 그 이상의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7년 넘는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이렇게 인연을 맺은 시민이나 공동체들이 우리 지역에서 마을기업이 아닌 다른 사업이나 일을 하셔도 좋다. 그분들이 이미 공동체나 마을기업에 대한 응원군이 되었고, 필자 역시 시민으로서 그 분들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고 때때로 교류도 한다. 마을기업지원단 역시 행정안전부로부터 전국 17개 시·도 지원단들과 상대평가를 받는 시기가 다가왔다. 수상을 위해 일해 온 것은 아니지만 평가의 온도만은 느낄 수 있길 바란다. 그 온도로 공동체의 씨앗에 생명을 움트게 할 수 있으니까….

박가령 울산경제진흥원 마을기업 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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