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 건축문화 접목하면 시너지 효과 2배”
"옹기, 건축문화 접목하면 시너지 효과 2배”
  • 윤왕근 기자
  • 승인 2017.11.12 17: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예의 고장 이천에서 울산 옹기의 미래를 보다
<하>“옹기문화 발전 방향성 수립해야”

▲ 이천 도자기센터 내 입주작가 공방인 세라믹스 창조공방.
 
▲ 이천 도자기센터 내 입주공방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들.
이천이 도예의 고장으로 발돋움하고 보존·계승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을 꼽자면 단연 한국도자재단의 존재다.

한국도자재단은 도예 문화 진흥을 위해 경기도에서 설립한 재단으로 한국 도예계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도자문화산업의 저변 확대 뿐 아니라 작가 지원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앞서 방문한 한국도예고등학교에서 인력양성의 방법을 확인했다면, 도자재단에서는 울산 옹기 문화를 보존·계승하려는 지자체와 장인이 새겨야 할 명확한 방향성을 볼 수 있었다.

◇교류 통한 발전 ‘입주작가 시스템’

한국도자재단에서 추진하는 사업 중 도자산업의 저변확대사업과 함께 한축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작가 지원사업이다.

한국도자재단은 이천도자기센터(세라피아) 내 세라믹스(CeraMIX) 창조공방과 레지던시홀을 창작지원시설로 꾸며 작가를 입주시켜 작업을 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재능있는 신인 작가를 배양하고 도자와 다른 공예를 융합, 특색있는 공예 컨텐츠를 탄생시킨다는 것이 해당 시스템의 골자다. 재단은 해당 작가에게 재료비 등 일정금액을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11명의 작가가 입주해 있는 공방은 도예작가 뿐 아니라 유리공예 작가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입주해 저만의 개성을 뽐내고 있다. 입주공방은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오픈돼 작가들의 작업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입주작가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교류와 연계다.

공방에 입주해 있는 허영무 작가는 “입주작가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교류”라며 “혼자 작업하는 것보다 다른 작가와 함께하면 내가 몰랐던 부분이나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허 작가는 “센터 내 입주공방은 전시에도 용이하다”며 “내 작품들이 오픈돼 있다는 단점을 감안하더라도 교류를 통한 발전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울산 옹기 건축문화 연계하면 발전 가능성 커

이날 만난 재단 관계자는 울산 옹기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는 동시에 옹기장인들과 지자체의 ‘명확한 방향성’만 수립된다면 폭발력은 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도자재단 최영무 도자팀장은 “외고산옹기마을의 경우 장·단점이 공존한다. 이천이나 인근 여주, 광주처럼 도예인들이 많지 않고 밀집해 있지 않느냐”며 “외고산의 경우 지자체가 전략적으로 키운다면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그 이유로 “옹기는 자재조달이 쉽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게 흙 아니냐”며 “도자기는 백토 등 자재의 70%를 수입해 온다. 옹기의 원재료는 수입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자기는 실내용 도예품인데 비해 옹기는 야외용이고 숙성용”이라며 “옹기의 가장 큰 발전가능성은 아파트를 제외한 건축문화와 연계 여부”라고 덧붙였다.

최 팀장은 “가능성을 놓고 지자체에서 정확한 목표와 방향성을 수립해야 한다”며 “큰 차원에서 어떤 전략을 갖고 할 것인지 정해야 옹기문화 보존·계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관건은 명확한 방향성 그리고 연결성

최 팀장은 도자문화 지원사업만 20년 이상 해온 베테랑으로 울산 옹기의 생존과 발전방안에 대해서도 명쾌한 논리로 설명했다.

그는 “도자기 전통가마 소성작업의 경우 장작이 중요한데 작가들이 나무를 구하지 못하니 100% 재단에서 지원했다. 재단은 소성 과정을 컨텐츠화 해 서로 윈윈게임을 했다”며 “외고산 옹기의 경우도 다를게 없을 것이므로 지자체에서 장작을 지원해준다거나 관련 예산을 편성하는 방법을 고려해봐도 좋다”고 말했다.

사업의 연결성도 중요하게 언급했다.

최 팀장은 “이천 도자기가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가 행정의 연결성 덕분이다. 이천시청은 도자기 관련 부서가 따로 있고 별정직 공무원을 둔다”며 “이천, 여주, 광주 등 도자 도시 중 이천만 유일하게 도자관련 별정직 공무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니 이천이 타 도자도시에 비해 차별화가 가능하고 연결성이 유지되는 것”이라며 “지자체장이 바뀔 때마다 지원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본질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실제 외고산 옹기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울주군은 현 신장열 군수의 연임제한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군수가 바뀔 예정이라 옹기정책의 변화와 관련, 새겨 들을 만한 조언이다.

최 팀장은 “울산 옹기문화의 발전을 위해선 울주군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작은 투자로 충분히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확실한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당장 의회에서 예산을 통과시켜야 할 것 아니냐”며 “그게 축제의 흥행이면 ‘관광객 몇명을 유치하겠다’, 인력양성이라면 ‘몇명의 장인을 배출하겠다’ 등 정확한 계산을 통한 방향성을 수립해야 학교를 세우던지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손 본다던지 세부과제가 나온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외고산 옹기를 브랜드화 시켜야 한다. 옹기가 울산의 브랜드는 될 수 없지만 울주군의 브랜드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기획, 마케팅 등 올바른 전문가, 실무자를 섭외해 진행한다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윤왕근 기자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