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 돋보인 익산시의 산불방지대책
지혜 돋보인 익산시의 산불방지대책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1.1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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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문턱’이라 할 수 있는 11월 초·중순은 산불 발생 위험이 한층 높아지는 시기다. 영농철의 마감 시기와 묘하게 겹치기 때문이다. 이 시기는 가을걷이를 끝낸 농가에서 논·밭두렁과 영농부산물 소각에도 신경 쓰는 시기여서 산불 발생 위험이 연중 어느 때보다도 높다.

울산 북구가 산불감시원 발대식을 지난 8일에 가진 것도 그런 이유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북구는 이날 진화대원·감시원 95명의 합동발대식을 갖고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했다. 발대식에서는 산불 발생시 행동요령과 안전교육도 같이 진행했다. 이 같은 제철 교육은 다른 시·도 지자체에서도 이미 진행했거나 곧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와중에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 11일 오전 경남 의령군 지정면 백야리 대나무밭에서 불이 나 1천㎡가량이 불에 탄 가운데 김모(85)씨가 불길에 휩쓸려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경찰은 김 씨가 집 근처에서 쓰레기를 태우다가 불이 몸에 옮겨 붙어 숨졌으며, 불길이 가까이 있는 대나무밭에까지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나무밭 화재가 산불로까지 이어지지 않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하마터면 더 큰 불상사가 났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김 씨가 숨지던 날 전북 익산시가 귀에 솔깃할 산불 방지 대책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폐비닐과 같은 영농부산물의 소각을 전담해서 돕는 산불위험요인 사전제거반’을 운영키로 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전담팀은 울산 북구에도 포진하고 있는 있는 산불 진화대원과 감시원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진화장비를 갖추고 농촌현장으로 달려가 영농부산물을 안전하게 소각해주는 게 주어진 임무다. 이때 도움이 필요한 농가는 각 읍·면·동사무소를 통해 미리 신청만 하면 된다. 만약 경남 의령군에서 전북 익산시의 아이디어를 미리 알고 대비책을 세웠더라면 팔순의 김 씨가 아까운 목숨을 잃는 변고는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익산시가 ‘산불위험요인 사전제거반’을 운영키로 한 것은, 관계자의 말대로, 영농부산물 소각이 산불로 이어지는 것을 막고, 농민들이 무분별한 소각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는 일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별것 아닌’ 아이디어 같지만 생각할수록 ‘탁’하고 무릎 칠만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든다. 산불 발생을 미리 막는 요인은 이런 아이디어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익산시의 사례는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한 지혜의 산물이 아닐 수 없다. 울산의 지자체들이 익산시의 아이디어를 차용하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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