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째 무료 이발 재능기부-강태자뷰티아카데미학원 강태자 원장
25년째 무료 이발 재능기부-강태자뷰티아카데미학원 강태자 원장
  • 이상길 기자
  • 승인 2017.11.02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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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지역 소외이웃 위한 봉사활동

울산 남구 공업탑에서 미용학원을 운영 중인 강태자(사진)씨는 매주 수요일 오후만 되면 더 바빠진다. 미용봉사활동에 나서기 때문이다. 강태자 원장은 올해로 25년째 지역 내 독거노인이나 출소재소자 등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무료 이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처음 시작은 봉사활동 차원이 아니었다는 게 강 원장의 말이다. 당시 미용사자격장을 따고 난 후 이발 연습이 필요해서 시작하게 됐던 것. 하지만 하다 보니 남을 돕는다는 것의 진정의 가치를 깨닫게 돼 진심어린 봉사활동으로 변하게 됐다고 한다.

강 원장은 “처음 미용사자격증을 딴 후 기량을 닦으려고 시작했다. 그 때는 순전히 나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며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강 원장은 “2년 정도 하다 보니 미용기술에 익숙해져 그만두려고 했는데 문득 돌아보니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그래서 그 때부터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진심어린 봉사활동을 하게 됐고, 그 후부터는 더욱 행복하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주 수요일 오후, 강 원장의 능숙한 손에 의해 머리손질을 받는 이들은 대략 40~50명 정도. 4년 전부터는 울산해양경찰서 ‘다솜봉사단’에도 합류해 한 달에 한 번씩 추가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러한 노고를 인정받아 최근에 울산해경으로부터 감사장을 전달받기도 했다. 3일에는 다솜봉사단과 함께 울주군 신안마을 봉사활동에 나선다.

강 원장은 “봉사활동을 가면 주로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그 분들의 머리를 염색하거나 이발 및 파마를 해 준다”며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분들이 많아 나 역시 봉사활동에 나서면 늘 들 뜬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하지만 자주 머리손질을 해주던 어르신인데, 갔더니 어느 날 돌아가셨거나 병환으로 일어나시지 못해 더 이상 머리손질을 받지 못하실 경우가 있다”며 “가끔 치매로 인해 나를 못 알아보시는 분들도 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강 원장은 과거 현대중공업 사내 사진동호회와 함께 영정사진 봉사활동을 펼친 적도 있었다. 영정사진을 찍기 전 머리손질이나 메이크업을 해줬던 것.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묻는 질문에 강 원장은 그 때의 일을 떠올렸다.

강 원장은 “나이를 먹으면 입술이 오므라들어 점점 사라진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다. 그래서 어르신들의 입술에 루즈를 발라 입술을 만들어준 적 있었는데 그 때 참 만감이 교차하더라”며 “그래서 ‘잃어버린 입술을 찾아서’라는 글을 써서 언론사에 준적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을 묻는 질문에 강 원장은 “요즘 들어 더욱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힘 닿는 데까지 계속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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