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분석을 통한 가족 찾기
유전자 분석을 통한 가족 찾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1.0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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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분석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아 범인을 특정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전 세계적으로 과학수사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유전자 분석은 단순하게 범인을 특정하고 확증하는 개인 식별 분야뿐만 아니라 과학수사의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고 수사 이외의 분야에서도 응용되고 있다.

유전자 분석은 지난 10여 년 동안 가히 혁명적이라 할 정도로 많은 발전을 했고, 앞으로도 그 발전 속도는 지난 10여 년보다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한 발전과 더불어 응용 분야도 확대되어 예전에는 하지 못했던 기적 같은 일도 이루게 되었다.

일란성 쌍둥이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똑같은 유전자를 물려받기 때문에 두 사람의 유전자는 같다. 이와는 달리 일란성 쌍둥이를 제외한 모든 사람은 각기 다른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또 한 사람의 유전자형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같고 죽을 때까지 바뀌지 않기 때문에 유전자형이 같으면 같은 사람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그래서 대구지하철 사고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같은 대량재난의 경우나 시신이 많이 훼손된 경우, 사망한 지 오래 된 경우 등과 같이 주검이 누구인지 알 수 없을 때 여러 가지 분석 방법을 이용해 유전자형을 채취하여 신원을 확인하는 데 유전자 분석이 쓰였다. 가족인 경우 자식은 부모로부터 한 가닥씩의 유전자를 받기 때문에 유전자를 공유하게 되며 가족이 아닌 경우는 공유되지 않는다.

1968년 친척집을 방문하기 위해 들렀던 서울역에서 인파가 몰린 사이 예기치 않게 모녀가 헤어지게 되었다. 당시 어린 나이의 딸을 찾기 위해 역을 샅샅이 뒤지고 수소문을 해봐도 결국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덧없이 49년이 지나 젊었던 노모는 80세가 되고 잃어버린 딸은 50대가 되었다.

2015년 노모는 죽기 전 마지막 소원으로 딸을 만나고 싶다는 일념으로 경찰에서 헤어진 가족 찾기 서비스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령경찰서를 방문해서 사연을 설명했다. 경찰서에서는 수개월에 걸친 탐문과 수사 끝에 헤어진 어머니를 찾고 있는 딸의 소식을 접수하고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고, 결국 모녀의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최종 판정을 통해 2017년에 상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주변에 어린 나이에 가족을 잃어버려 자신이 보호시설에 있거나 잃어버린 장기실종 어린이 등을 찾는 사람이 있다면 유전자 분석을 통해 경찰청의 장기실종자 발견 정책을 활용하기 바란다.

유전자 채취 대상자는 보호시설의 입소자 중 보호자가 확인되지 않은 아동 등(18세 미만, 지적, 자폐성, 정신장애인, 치매환자) 또는 실종아동 등을 찾고자 하는 가족, 보호시설의 입소자였던 무연고 아동 등이다.

유전자 채취를 희망한다면 가까운 경찰서 여성청소년과를 방문하여 구강세포로 유전자를 채취한 다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한 뒤 정밀한 분석을 거쳐 결과를 알 수 있다. 유전자 분석 정책에 대한 문의전화는 ‘02-3150-1411’이다. 이 정책이 잃어버린 가족을 상봉할 수 있는 자그마한 단서라도 되어 가족 상봉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철환 동부경찰서 서부파출소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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