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많은 얼굴들을 스쳐간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얼굴들을 스쳐간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1.0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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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BIFF 시민평론가상‘얼굴들(Possible Faces)’을 보고
올해로 22회를 맞이하는 부산국제영화제는 2017년 10월 12일 목요일부터 21일 토요일까지 10일간 진행된 행사이다.

부산 영화의 전당,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센텀시티 등 총 5개의 극장 32개의 스크린에서 상영작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75개국에서 초정된 300편, 월드+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30편, 다양한 시상식 수상작 등 눈부신 라인업으로 영화인들에게 환호를 받았다.

10월 21일 토요일에는 시네마운틴 6층 시네마테크관에서 시민평론가상 수상작이 상영되는 날이었다. 관객들은 모두 올해의 수상작이 무엇인지 모르는 채로 영화감상을 시작했다.

운동회 행사를 준비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시작하고 약 5분이 지난 뒤 영화의 제목을 공개한다. 올해 시민평론가상 수상작은 ‘얼굴들 (Possible Faces)’이다. 이 영화는 2010년 ‘보라’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한 이강헌 감독의 독립영화 작품이다.

고등학교 행정실 직원 기선(박종환)은 축구부 학생 진수에게 마음이 쓰인다. 혜진(김새벽)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어머니의 작은 식당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기선과 혜진의 이야기가 나란히 펼쳐진 다음, 영화는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그들의 현재를 다시 찾는다. 이 영화에서는 기-승-전-결의 구조를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굉장히 재미있는 영화라며 추천하기도 망설여지는 영화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시민평론가상에서 수상을 했으며 제 43회 서울독립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총 2개의 시상식에서 후보에 오른 것인가.

영화에서는 학교라는 답답한 공간이 싫었던 기선, 작은 가게를 차려 어머니와 행복하고자 했던 혜진, 아버지가 돌아가셨음에도 열심히 살아가는 진수, 택배기사 현수의 이야기가 나열된다. 이들의 이야기가 순서 없이 이어지면서 우리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특히 일반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업에 컨펌을 부탁하지만 거절당하는 기선, 가게의 리모델링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혜진, 생활체육강사로 힘들게 살아가는 진수, 결국 또 회사를 떠나게 되는 진수.

이들을 보며 우리는 그들의 일상에 공감하게 된다. 앞서 말했듯 이 영화는 결코 재미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이유 중 한 가지는 우리의 인생이 재미없기 때문이 아닐까.

영화 속 진수의 대사 중 ‘저는 사람을 보면 얼굴은 잘 기억할 수 있어요. 얼굴을 보면 그 사람 목소리, 성격까지도 맞출 수 있는걸요.’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은 대게 그 사람의 얼굴은 기억이 나는데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사람의 얼굴을 스쳐 지나간다. 결국 이야기를 해보지 않으면 결국 얼굴만 기억되고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기 마련이다. 어쩌면 얼굴조차 기억되지 못할 지도 모른다. 이것이 작가의 의도 중 하나가 이것이 아니었을까.

우리가 의미 없이 지나쳤던 수많은 얼굴들 속에서 각자의 인생이 담겨져 있다는 말을 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며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얼굴들’이라는 제목과 다르게 카메라의 앵글이 넓게 잡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얼굴들이라는 제목과 어울리게 카메라 앵글에 조금 더 신경을 썼다면 더 좋았을 영화인 것 같다.

이가현 청소년기자(울산외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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