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사회를 이끌어가는 원동력
미래 사회를 이끌어가는 원동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0.3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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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만들어가야 한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와 관련된 화두들이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가 미래에 관심을 기울이고 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과학기술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용어 중 하나가 R&D(Research & Development, 연구개발)이다. 과거에는 정부출연연구소가 국가 R&D를 주도하며 자동차, 반도체, 통신 등 주력산업의 기술 고도화에 크게 기여한 게 사실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선 지금은 국가 R&D의 역할이 더욱 증가하고 중요해지고 있다.

로봇의 인간 공격, 대규모 사이버 해킹에 따른 도시 마비 등은 더 이상 영화 속 사건이 아니다. 바로 우리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실이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은 생산 패러다임과 삶의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각 분야의 고유 기술과 산업이 개별적으로 발전을 해왔지만, 이제는 이들이 서로 융복합화되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영역이 만들어지면서 우리 삶의 모습도 함께 변화하는 중이다. 그러므로 자율적인 연구 환경에서 도전적인 R&D를 수행할 수 있는 연구자 중심의 기초연구 확대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기반 구축과 미래 신산업 육성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 교통 분야에서는 자율주행자동차가 시범운행 중이다. 도로 인프라와 자동차가 직접 통신하여 전체 차량 흐름과 도로 환경을 파악하면 사람보다 자동차 스스로 운전하는 게 더 안전하다. 도시 전체의 전력과 용수 사용량을 예측하고 대기와 수질오염 상황 등과 연계하여 미리 대응하는 스마트시티 운영도 머지않은 미래에 실현될 것이다. 우리 주변을 보면 다양한 개인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바이오센서의 발달로 개인 건강상태를 좀 더 정밀하게 파악해 정밀 의료,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효율성이 훨씬 높아진 원격 교육이나 맞춤형 교육이 등장하고, 미리 정책과 행정 서비스를 모델링해 파급효과를 설계할 수도 있다. 당연히 기존 제조업에서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대신, 관련 전문지식을 갖춘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대체될 것이다.

망망대해의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가는 선박이 의지하는 것은 나침반이다. 그러면 우리가 미래로 나가는 길을 안내하는 나침반은 무엇일까. 지금처럼 온통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위기의 시대를 건널 수 있는 확실한 도구는 단연코 교육이다. 시시각각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자기만의 경쟁력을 갖추고 생존할 수 있는 융합적 사고 함양을 위한 교육이다. 복합은 여러 가지 기능을 하나로 합치는 스마트폰과 같은 것이라면, 융합은 어떤 의미가 합쳐졌을 때 전혀 새로운 특별한 것이 창조됨을 말한다. 융합은 곧 교류이며 연구자 간 원활한 소통이 없으면 융합은 물거품과 같다.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는 바로 융합에 있다.

20여년 후엔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테니, 창의융합적 사고를 하지 않으면 취업은 물론 생계까지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지금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재상도 다름 아닌 ‘창의융합형 인재’다. 하지만 내신과 수능 등 1~2시간 안에 30~45개 문제의 정답을 고르는 선다형 지필 시험으론 까마득한 얘기다. 반드시 교육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만 기술과 소비자 시장을 통합적으로 인식하고,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 방식을 통하여 사회적·인간적 교감을 끌어내는 능력을 갖춘 차세대 기술의 인재가 배출된다.

세계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었고,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 지형도의 변화도 매우 클 것이다. 과연 4차 산업혁명이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어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펼쳐질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경쟁력을 차곡차곡 쌓아 나가는 원동력은 국민의 열정과 과학기술의 힘임에 틀림없다. 거기에 상호 개방과 소통, 그리고 협력은 필수다. 지자체와 기업, 대학과 연구소가 똘똘 뭉쳐야 한다.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산업 고도화센터장, RUPI 산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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