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현대차의 3분기 실적은 여전히 부진했다. 신차 효과에 따른 국내시장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고전하면서 판매량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저성장 기조와 완성차 업체 간 경쟁 심화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 위기 극복 돌파구 찾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노조는 회사의 실적 악화에 부담을 느껴야 한다. 노조가 회사가 처한 지금의 어려움을 자신들과는 무관한 일로 치부하다간 결국 노조에게 더 큰 화살로 돌아오게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능력과 업적 이상의 대가를 바라는 것도 낯부끄러운 일이다. 노조가 회사 실적에 대한 기여도를 논하기 전에 먼저 회사와 대립각을 세워야 의식 있는 노조 활동가로 인정받는다는 논리에 사로잡혀 회사의 경쟁력을 하향평준화 시키지는 않았는지 성찰도 필요하다.
자동차산업이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벌이는 파업은 자동차산업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동이다. 노조가 고용안정을 권리로 주장하려면 회사가 그 어떤 외풍과 경쟁에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도록 조력해야 하고, 이는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다.
고용 안정을 외치면서 파업과 신차 맨아워 협의 등 각종 노사협의를 볼모로 사사건건 회사의 발목을 잡는 노조의 이율배반적 행태는 회사를 몰락의 길로 이끌게 될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민노총 울산지역본부 등과 함께 ‘기술적 신자유주의와 노동의 대응,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산업, 울산지역을 중심으로’ 라는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최근 이 연구용역 최종보고회에서 나온 “노조가 이익집단 역할에서 벗어나 소비자이자 시민, 회사 발전의 동반자로서 입장을 함께하는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조언을 흘려들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