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진객 태화강연어, 다같이 보호를
가을진객 태화강연어, 다같이 보호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0.2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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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천(母川)회귀성 물고기인 연어가 가을철을 맞아 제 고향 울산 태화강으로 다시 돌아왔다. 15년째 경사다. 태화강생태관이 울주군 범서읍 구영교 근처에 포획장을 설치하고 조사에 들어간 것은 지난 11일부터였지만 태화강 연어 암수 한 쌍(2마리)이 올해 처음 포획장 그물에 들어온 것은 지난 27일의 일이다. 태화강생태관은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 탓에 태화강 회귀가 일주일 남짓 늦은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울산시민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는 모자람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리 지자체인 울주군은 태화강 연어의 회귀량과 개체에 대한 조사를 12월 1일까지 이어가는 한편 시민들이 직접 태화강 연어를 관찰할 수 있도록 포획장 근처 생태체험장을 올 연말까지 계속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포획된 연어의 개체 수가 기대에 못 미친다면 실망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산란을 위해 물길을 거슬러 올라오는 태화강 연어들이 무사히 목적지까지 다다를 수 있도록 시민들이 저마다 자신의 일처럼 여기고 적극 보호해 주는 일이다. 이 말은, 모천으로 돌아오고 있는 연어를 개인적 호기심에서 몰래 잡는 일이 없어야 하고, 누군가가 그런 일을 저지를 때는 주저 없이 신고정신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모천회귀 과정의 태화강 연어들이 울산 앞바다를 거쳐서 태화강으로 거슬러 올라올 것이 분명한데도 관리당국이 ‘해중(海中) 포획’ 계획까지 세워 둔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들리는 말로는, 적지 않은 수의 태화강 연어들이 태화강 중류까지 거슬러 오르기도 전에 어선이나 낚시꾼에 의해 몰래 잡혀 감쪽같이 사라질 개연성이 높다고 한다. ‘경비’와 ‘인력’ 탓으로 돌릴 수도 있겠지만 울주군이 ‘해중 포획’ 계획을 아예 세우지 않았다면 이는 큰 불찰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어쨌든 지금 이 시점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태화강 연어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려는 성숙한 시민의식의 발휘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태화강 연어를 불법 포획하거나, 이를 사고팔거나 하는 행위 자체를 삼가고, 그런 일이 생긴다면 과감하게 신고 또는 고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럴 때에 대비해 관리당국은 ‘신고포상’ 가능성의 문을 활짝 열어놓는 것도 바람직한 대책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을의 진객 연어가 다시 돌아와서 더욱 생태적인 태화강은 울산시민들의 용기 있고 지혜로운 시민의식이 만들어 간다고 해서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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