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학 칼럼] win-win을 넘어 all-win으로!
[박정학 칼럼] win-win을 넘어 all-win으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0.29 1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인의 이익, 즉 ‘나’나 ‘너’만의 이익을 사익(私益)이라고 하고,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는 것을 공익(公益)이라 한다는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다. 지난 세기 후반부터는 서구의 경제계를 중심으로 영어로 윈윈 전략, 윈윈 게임 등 ‘원윈(win-win)’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퍼졌다. ‘두 전장에서 모두 이기는 전략’이라는 의미의 미국 군사전략에서 처음 나왔으나 경제적으로는 “대립·경쟁하는 쌍방이 모두 이익을 얻고 함께 승리하는 것. `상생’, `상호 이익’의 의미”로 쓰인다.

개인과 개인, 즉 ‘너’와 ‘나’를 경쟁과 투쟁의 관계로 보는 서구식 논리로 보면 ‘너와 내가 같이 잘 되자’는 것은 대단한 발전인 것은 틀림없다. 그래서 새로운 미래형 이념 또는 전략인 것처럼 야단법석을 떨었다. 그러나 무한경쟁의 논리는 ‘원윈(win-win)’한 사람들끼리 또 경쟁을 하여 승자와 패자를 가려야 하는 논리적 모순을 가지고 있다. ‘우리’라는 눈으로 보면 보인다. 우리에게는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익숙한 삶의 양식이면서 항상 그 이상인 ‘all-win’을 추구해 왔기 때문이다. 이것을 한사상에서는 ‘홍익(弘益)’이라 칭한다.

축구 경기에서 한 선수가 수비수를 제치고 드리블을 잘 하는 것을 보면 멋이 있다. 그래서 많은 팬들은 그런 선수를 좋아하며 박수를 보낸다. 그가 팀 승리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보다 수비수를 이겼다는 데서 오는 쾌감을 즐기는 것이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은 분명히 이기는 것보다 온 인류의 화합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모든 나라가 이기라고 응원을 한다. 목적을 잊은 것이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다. ‘행복하기 위해 경쟁한다’는 목적을 잊은 채, 열심히 공부하고 직장에 나가고 사업을 운영하면서 경쟁에서 이기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불법거래를 하거나 경쟁상대를 모함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도 된다. 경쟁, 승리 그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것을 『세계화의 덫』에서는 ‘목적과 수단의 전도 현상’이라고 한다.

이런 일이 우리 주변에서는 수없이 많다. 불법 선거자금을 사용하여 선거에서 이긴 경우 돈을 준 사람과 이긴 사람에게는 모두 좋은 공익(共益, win-win)이 달성 되었을지 모르지만 사회전체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공익(公益)은 오히려 저해하는 것이 되므로 법으로 못하게 하고 있지만, 어기는 사람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경우 ‘올 윈’은 달성되지 못한 것이다.

강증산의 상생(相生) 사상에 따라 ‘가정화목·사회화합·인류화평’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증산도와 대순진리회가 화합하지 못하는 것이나, ‘왼뺨을 때리면 오른 뺨도 내놓아라’ ‘네 속에 있는 예수를 보아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말하면서 사탄이라며 이단을 만들어내는 기독교계, 불성이 모든 삼라만상 안에 깃들어 있다는 것을 늘 강조하면서 큰 불상, 큰 탑, 수많은 보살상 들을 만드는 불교 등이 모두 목적과 수단이 전도된 모습이다.

아주 옛날 ‘도(道)가 살아 있는’ 우리나라에 와서 살고 싶어 한 공자, 우리 겨레를 언젠가 인류사회를 구원할 ‘동방의 등불’이라고 한 타골, 홍익인간 사상을 21세기 인류 구원의 이념으로 본 게오르규 신부 등은 물론이고 근래에 들어와서 예언가 루돌프 슈타이너는 우리 겨레가 “미래 인류사회의 새로운 ‘새 삶의 양식’을 결정할 원형을 제시하는 성배의 민족”이라고 했다. 나는 ‘새 삶의 양식을 결정할 원형’을 ‘우리가 어데 넘이가’ 할 때의 ‘우리’라고 생각한다.

‘너와 내가 생존경쟁을 하는 관계가 아니라 우리가 되어 더불어 함께 잘 살아야 한다’는 이 ‘우리’라는 말은 무한경쟁 원리로 인한 극단적 양극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인류사회의 새로운 삶의 양식을 만들어 윈-윈을 넘어 올-윈을 달성하는 에너지가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에너지는 우리 겨레, 특히 울산 사람들의 DNA 속에 꽉 차 있다. win-win을 넘어 all-win을 향해 나아가자!

박정학 사단법인 한배달 이사장, 예비역 준장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