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공론화위 권고, 그 이후
신고리 공론화위 권고, 그 이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0.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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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지난 20일 네 번째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건설 재개’ 결론을 내리고 이를 정부에 권고했다. 공론화위원회는 ‘원전 축소’ 결론도 동시에 내리고 정부 권고 사항에 이를 포함시켰다. 이를 두고 연합시론은 ‘숙의의 힘 보여준 시민참여단의 절묘한 결론’이란 제목을 달았다. 다른 전문가나 평론가들은 ‘솔로몬의 지혜’ 또는 ‘현자(賢者)’란 표현을 서슴없이 구사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절묘한 결론’이란 얘기다.

그런데 이 시점에 문재인 정부와 전 국민이 반드시 주목해야 할 대상이 있다. 그것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문제로 여론이 3개월 이상 두 갈래로 찢겨진 가운데 극한대립의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울산시민들의 ‘상처뿐인 마음가짐’일 것이다. 그 대상이 일시적 승자이든 일시적 패자이든, 깊을 대로 깊어진 정서적 상처를 서둘러 치유하는 일에 정부 모든 관련부처와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최대한의 위로와 성의를 보내는 데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울산시가 정부에 울산시민들의 정서를 대신해서 전달한 것은 참 잘한 일이다. 울산시는 지난 20일 공론화위원회가 ‘신고리 건설 재개 권고’ 결론을 밝힌 직후 공식 입장을 내고 공사를 조속히 재개할 것, 건설 중단 기간에 입은 건설 참여 기업과 지역주민의 피해에 대한 보상을 신속하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공론화 과정과 정부 결정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기에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신고리 5·6호기 건설의 조속한 재개’를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도 매우 잘한 일이다. 문 대통령은 “공사 중단이라는 저의 공약을 지지해주신 국민께서도 공론화위의 권고를 존중하고 대승적으로 수용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여하간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일 것이다. 여야를 불문하고 지역 정치권도 대세적 흐름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문제를 더 이상 정쟁거리로만 삼으려 하지 말고 시민들만을 바라보면서 생산적인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나갔으면 한다. 원전 폐로산업의 중심도시로 발돋움시키는 일을 비롯해 손잡고 할 일이 태산같이 남아있지 않은가. 시민들도 이제부터는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마음가짐으로 새 출발을 다짐했으면 한다. 학계와 산업계는 원전산업과 신재생에너지가 서로 보완적 역할을 하면서 상생의 모델을 선보일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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