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산책] 미래의 교통수단
[대학가산책] 미래의 교통수단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0.2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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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간의 긴 연휴기간 동안 각종 뉴스와 포털사이트에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몇 시간 걸린다거나 몇 시까지는 교통정체가 계속된다는 교통사항에 대한 뉴스였다. 고향을 향하는 즐거운 마음이 도로에 갇혀 꼼짝 못하게 되면 곧 짜증과 원망으로 바뀐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자동차를 위한 도로는 매년 건설되는데 그만큼 차량도 증가하는지 늘 길이 막히다 보면 교통량과 차량의 증가율도 예상하지 못하고 도로를 건설하는 정부에게 짜증을 내보기도 하다가 결국에는 ‘도로 위를 나는 자동차’ 같은 막히지 않는 교통수단을 한번쯤은 상상해 보았을 것이다.

현시점에서 가능한 미래의 교통수단에 대해 생각해 보면 이미 우리나라 자동차에도 일부 적용되고 있고 미국, 영국 등지에서 이미 상용화되고 있는 무인자동차가 떠오른다. 일단 아무리 길이 막혀도 내가 운전하지 않으니 덜 힘들 것이고 뒷좌석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놀이를 하면서 이동한다면 조금은 덜 지루할 것이다. 무인자동차가 도입되면 조금 덜 지루한 정도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무인자동차의 상용화는 도로교통 시스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많은 센서가 설치된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무인자동차 전용도로가 생길 것이고, 그 도로는 무인자동차의 위치와 속도, 목적지 등을 파악하여 사고와 교통정체 없이 차들이 이동할 수 있도록 통제하는 시스템 도로가 될 것이다. 이제 명절 때 고향까지의 이동은 움직이는 노래방이나 게임방 같은 즐거운 나들이로 인식될 것이다.

또 다른 개인 교통수단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자동차(플라잉 카)일 것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40여 개 업체가 플라잉 카를 개발하고 있고 201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에서는 많은 플라잉 카들이 선보였다고 한다.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투자한 아에로모빌(Aeromobil)은 자동차처럼 도로를 달릴 수 있게 디자인된 비행기로 날개를 펴는 데 3분 정도만 걸려 기존 오픈카의 차량 지붕을 여는 시간과 비슷하다. 2020년부터 판매될 예정이라고 한다. 중국 업체인 이행(Ehang) 사가 개발한 EHANG 184 모델은 드론형으로 체중 100Kg의 사람이 약간의 짐을 가지고 탈 수 있고 조종은 자동으로 진행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 외에도 에어버스와 이탈 디자인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팝업(Pop.Up)은 육지에서는 자동차, 하늘에서는 헬리콥터로 변신하는 다중 모드(multimodal)의 ‘모듈식(modular) 비행자동차’다. 영화에서 나오는 미래세계가 곧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전 세계를 1일 생활권으로 만들어주는 초고속 이동수단도 개발 중에 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초고속 이동수단’은 미국 테슬라의 일론머스커가 제안하는 ‘하이퍼루프(Hyperloo p)’와 유럽 데릴 오스터의 ‘ETT(Eva cuated tube transportation)’일 것이다. 두 수단의 기본 원리는 ‘진공 자기부상 튜브’로서 유사하다. 하이퍼루프는 마찰력을 없애기 위해 공기를 뺀 튜브 안에 특수 차량을 넣고 ‘발사’하는 형태다. 내부에는 전자기 가속기로 객차가 공중에 뜬 공중부양 상태를 유지한다. 객차 앞쪽에는 전기 컴프레서를 달았다. 고압 공기를 뒤로 보내 튜브 안에서 발생하는 공기역학 제한을 피하는 역할을 한다. 튜브 속 객차는 길이가 5m, 무게는 183kg이다.

ETT 역시 캡슐 형태를 취한 자기부상 열차다. 자동차 크기의 4~6인승 캡슐이, 직경 1.5미터의 진공튜브 안을 시속 6천km로 이동한다. 지난해 4월 20일 영국 메트로 보도에 따르면 최고 속도로 달리면 런던에서 뉴욕까지 45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고 한다. 최고 속도는 4천∼6천500k m/h로 하이퍼루프와 비슷하다. 현재도 튜브를 이용해 많은 물품들이 운송되고 있다. 물, 석유, 가스, 하수 등을 튜브로 운송하는데 사람과 화물도 가능하다는 개념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굉장히 논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차세대 열차의 등장은 지구촌을 진정한 1일 생활권으로 만들어줄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하이퍼루프가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엔젤리스 구간을 오가는 1천280km/h 속도라면 서울과 부산은 20분이면 주파하고 최고 속도라면 워싱턴에서 서울까지 2시간이면 충분하다. 즉 서울에서 아침을 먹고 런던에서 점심을 그리고 토론토에서 저녁을 먹을 수도 있다. 튜브형 열차가 미래 운송수단으로 각광받는 이유다.

현존하는 직업들이 사라지는 이 시기에 저 이동수단이 대형 취업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시공된다면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기반 구축 사업이 되기 때문이다. 이 튜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적어도 50년 넘게 걸릴 것이며 전 세계 수십 수백만 명의 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 도로위의 교통정체는 곧 과거의 추억이 될 것이니 여유를 갖고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며 정체를 조금은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김주연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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