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점에서 가능한 미래의 교통수단에 대해 생각해 보면 이미 우리나라 자동차에도 일부 적용되고 있고 미국, 영국 등지에서 이미 상용화되고 있는 무인자동차가 떠오른다. 일단 아무리 길이 막혀도 내가 운전하지 않으니 덜 힘들 것이고 뒷좌석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놀이를 하면서 이동한다면 조금은 덜 지루할 것이다. 무인자동차가 도입되면 조금 덜 지루한 정도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무인자동차의 상용화는 도로교통 시스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많은 센서가 설치된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무인자동차 전용도로가 생길 것이고, 그 도로는 무인자동차의 위치와 속도, 목적지 등을 파악하여 사고와 교통정체 없이 차들이 이동할 수 있도록 통제하는 시스템 도로가 될 것이다. 이제 명절 때 고향까지의 이동은 움직이는 노래방이나 게임방 같은 즐거운 나들이로 인식될 것이다.
또 다른 개인 교통수단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자동차(플라잉 카)일 것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40여 개 업체가 플라잉 카를 개발하고 있고 201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에서는 많은 플라잉 카들이 선보였다고 한다.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투자한 아에로모빌(Aeromobil)은 자동차처럼 도로를 달릴 수 있게 디자인된 비행기로 날개를 펴는 데 3분 정도만 걸려 기존 오픈카의 차량 지붕을 여는 시간과 비슷하다. 2020년부터 판매될 예정이라고 한다. 중국 업체인 이행(Ehang) 사가 개발한 EHANG 184 모델은 드론형으로 체중 100Kg의 사람이 약간의 짐을 가지고 탈 수 있고 조종은 자동으로 진행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 외에도 에어버스와 이탈 디자인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팝업(Pop.Up)은 육지에서는 자동차, 하늘에서는 헬리콥터로 변신하는 다중 모드(multimodal)의 ‘모듈식(modular) 비행자동차’다. 영화에서 나오는 미래세계가 곧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전 세계를 1일 생활권으로 만들어주는 초고속 이동수단도 개발 중에 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초고속 이동수단’은 미국 테슬라의 일론머스커가 제안하는 ‘하이퍼루프(Hyperloo p)’와 유럽 데릴 오스터의 ‘ETT(Eva cuated tube transportation)’일 것이다. 두 수단의 기본 원리는 ‘진공 자기부상 튜브’로서 유사하다. 하이퍼루프는 마찰력을 없애기 위해 공기를 뺀 튜브 안에 특수 차량을 넣고 ‘발사’하는 형태다. 내부에는 전자기 가속기로 객차가 공중에 뜬 공중부양 상태를 유지한다. 객차 앞쪽에는 전기 컴프레서를 달았다. 고압 공기를 뒤로 보내 튜브 안에서 발생하는 공기역학 제한을 피하는 역할을 한다. 튜브 속 객차는 길이가 5m, 무게는 183kg이다.
ETT 역시 캡슐 형태를 취한 자기부상 열차다. 자동차 크기의 4~6인승 캡슐이, 직경 1.5미터의 진공튜브 안을 시속 6천km로 이동한다. 지난해 4월 20일 영국 메트로 보도에 따르면 최고 속도로 달리면 런던에서 뉴욕까지 45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고 한다. 최고 속도는 4천∼6천500k m/h로 하이퍼루프와 비슷하다. 현재도 튜브를 이용해 많은 물품들이 운송되고 있다. 물, 석유, 가스, 하수 등을 튜브로 운송하는데 사람과 화물도 가능하다는 개념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굉장히 논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차세대 열차의 등장은 지구촌을 진정한 1일 생활권으로 만들어줄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하이퍼루프가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엔젤리스 구간을 오가는 1천280km/h 속도라면 서울과 부산은 20분이면 주파하고 최고 속도라면 워싱턴에서 서울까지 2시간이면 충분하다. 즉 서울에서 아침을 먹고 런던에서 점심을 그리고 토론토에서 저녁을 먹을 수도 있다. 튜브형 열차가 미래 운송수단으로 각광받는 이유다.
현존하는 직업들이 사라지는 이 시기에 저 이동수단이 대형 취업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시공된다면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기반 구축 사업이 되기 때문이다. 이 튜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적어도 50년 넘게 걸릴 것이며 전 세계 수십 수백만 명의 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 도로위의 교통정체는 곧 과거의 추억이 될 것이니 여유를 갖고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며 정체를 조금은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김주연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