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실크가운 걸친 가을의 치명적 유혹
은빛 실크가운 걸친 가을의 치명적 유혹
  • 박선열 기자
  • 승인 2017.10.19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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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군락지
가을이 깊어지면서 주말과 휴일이면 단풍과 가을꽃을 즐기려는 나들이객의 발길이 전국으로 이어진다.

10월 하순으로 접어드는 이번 주와 다음 주말은 나들이 인파가 더욱 몰릴 것이다.

가을에 접어들면 단풍은 말할 것도 없지만 울산 인근 산과 들에는 은빛 옷으로 갈아 입고 자태를 뽐내는 억새가 집안에 있는 사람들을 불러내는 손짓을 쉴새 없이 해댄다.

◇ 영남알프스 억새평원

인근에서 가장 유명한 억새군락지는 당연 영남알프스다.

영남알프스는 가지산, 신불산, 간월산, 영축산, 천황산, 재약산 등 해발 1천m이상의 9개산이 이어져 있으며, 울산과 밀양, 양산, 청도, 경주 등에 접해 있다.

영남알프스는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찬란한 은빛으로 물든다. .

억새밭은 신불산과 간월산 사이 간월재에 33만㎡(10만평), 신불산과 영축산 사이에 198만㎡(60만평), 고헌산 정상 부근에 66만㎡(20만평)로 펼쳐져 있다.

재약산과 천황산 동쪽 사자평에는 약 412만5천㎡(125만평)에 걸쳐 억새밭이 이어진다.

신불재와 영축산사이의 330만㎡(100만 평)의 억새 군락지는 재약산의 사자평, 양산 천성산 화엄벌과 더불어 영남알프스의 억새능선을 대표한다.


◇ 은빛 물결 ‘출렁’ 도심 태화강 하구 억새밭

도심에서도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많다. 그 중에서 억새를 만날 수 있는 곳은 태화강 하구다.

10여년 전 태화강하구 둔치에 조성한 억새군락지는 21만6천809㎡(중구 3만8천512㎡, 남구 5만2천242㎡, 북구 12만6천55㎡)의 규모로 곳곳에서 은빛 장관을 이룬다.

태화강 하구는 2008년 12월에는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됐으며 백로와 떼까마귀, 고니, 흰죽지, 물닭 등 약 50종 6만여마리의 철새가 서식하는 도심 철새도래지다.

도심 속 최대 억새군락지로 자리 잡은 ‘태화강 하구 억새군락지’는 가까운 거리에서 억새밭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어 도심 속 가을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태화강을 따라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조성돼 있어 한적한 가을의 정취를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다.

마침 21일 울산제일일보에서 억새밭 걷기 행사를 마련했다.

매년 이맘때면 명촌 태화강 억새단지 일원에서 멀리 나가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억새가 주는 가을 정취를 전해주기 행사를 마련하고 있는데 올해로 벌써 여덟번 째가 됐다.

태화강 하구여서 접근하기가 너무 좋아 온 가족이 함께 나들이겸 은빛 물결로 넘실대는 억새밭 사이를 걸으며 아름다운 풍광도 즐기고, 한 장의 사진으로 추억을 만드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무장봉 억새길

울산을 벗어나보고 싶다면 경주 동대봉산 무장봉(암곡동)을 추천한다. 온 산을 뒤덮은 은빛 억새로 유명한 곳이다.

148만㎡의 억새군락지는 온 산을 뒤덮는다. 시야 가득히 들어오는 시원한 풍경과 문화재가 함께 어우러진 이색적인 등산로다. 무장봉 근처에는 신라 삼국통일의 역사가 서려있는 무장사지와 무장사지 삼층석탑(보물 제126호)이 있다. 등산과 역사여행이 동시에 가능한 산행길이다.

영화 ‘태극기를 휘날리며’와 드라마 ‘선덕여왕’ 촬영지로도 입소문이 나 가을이면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모은다. 제대로 된 가을 억새밭을 걸을 수 있는 곳이다.

박선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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