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계절… 매곡천에 독서바람이 분다
사색의 계절… 매곡천에 독서바람이 분다
  • 이원기 기자
  • 승인 2017.10.1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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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 매곡도서관
▲ 울산시 북구 매곡동에 위치한 매곡도서관 건물 외관.

오후 5시, 청명한 하늘과 소슬한 바람이 가을을 실감케 한다. 폭염을 동반했던 올 여름이 한풀 꺾이고 나니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

가을은 분명 짧지만 쌓이는 추억은 길이 남는다. 계절의 과도기, 추운 계절로 들어서기 전 온 생물들 색이 바래진다. 색이 빠지고 시들어가는 계절 속에서 우리는 고적연한 감성으로 지난날을 돌이켜 본다.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했던가. 어느덧 ‘가을=독서의 계절’이라는 등식은 가을마다 들려와 하나의 공식이 됐다.

독립운동가 안재홍 역시 <독서개진론>이라는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단풍이 어느덧 무르녹아 달 밝고 서리 찬 밤 울어예는 기러기도 오늘 내일에 볼 것이다. 독서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희미하게 번져가는 가을 날씨 속, 책이라는 나무로 둘러싸인 숲이 새로 조성돼 소개하려 한다. 이곳은 바로 북구에 위치한 매곡도서관이다.

 

▲ 매곡도서관 1층 어린이 자료실에서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있다.

◇ 북유럽풍 현대적 감성에 어우러진 친환경

이달 1일에 개관한 북구 매곡도서관은 개관하자마자 큰 이목을 끌었다. 국토부에서 주최 건축상인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한민국 신진건축사대상 등 3관왕을 달성해서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매곡도서관의 외관은 북유럽풍 현대적 감성이 물씬 풍겼다. 도서관 인근에는 매곡천이 위치해 있는데, 산책로가 만들어져 가을바람을 느끼며 산책하기 제격이다. 또 매곡천 일대엔 도로 확장과 하천정비 등 도서관 일대에 공사가 진행되는 등 도서관 접근 인프라가 점점 갖춰지는 모양새였다.

매곡도서관과 멀지않은 거리에 초·중·고교가 모두 인접해 학생들은 수업을 마치고 언제든 방문할 수 있다.

매곡도서관은 ‘친환경’ 컨셉을 갖추고 있다. ‘책의 숲을 거닐다’라는 주제처럼 건물 곳곳에 나무가 심어져 숲을 연상하게 했다. 또 매곡도서관에 갖춰진 50면의 주차장 위에는 40㎾의 설치용량의 태양광 에너지 설비가 갖춰져 있었다.

매곡도서관 옆 공간에는 벤치와 함께 탁자도 마련돼 주말 나들이로 소풍을 오는 이용객들도 있다. 여기 매곡도서관 주말 일일 방문객 수는 2천명이 될 정도로 많은 이용객들이 오고가는 공간이 되는 중이다.

 

▲ 매곡도서관 2층 자료실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고 있다.

◇ ‘열린 도서관’ 지향해 탁 트인 내부 전경

도서관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1층부터 2층까지 일자로 시원하게 뻗은 공간이 눈에 띄었다. 유리 전경 너머 내부로 비치는 빛이 매곡도서관을 환하게 비췄다. 이곳 매곡도서관은 ‘열린 도서관’을 지향하고 있다.

매곡도서관은 아이들에게는 놀이터 같은 도서관, 어른들에게는 독서를 하며 휴식을 취하는 힐링 도서관이 되고 있다.

도서관 1층은 놀이기구만 없지 놀이터와 같은 모습이다. 어린이자료실과 영유아자료실이 갖춰진 이곳은 주로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넓은 공간에서 언제든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게 공간이 조성돼 있었다. 딱딱한 도서관이라는 관념에서 탈피한 공간 구성이다.

2층 종합자료실에는 인문, 사회,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도서들이 비치돼 있었다. 또 청소년들을 위한 ‘청소년진로탐색자료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1층과 2층이 탁 트여 있는 구조여서 아이 부모들은 2층 종합자료실이나 디지털코너에서 1층에 있는 자녀들의 동향을 체크할 수도 있다.

3층에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열람실이 마련돼 있다. 다목적실에서는 도서관 교육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동아리실은 독서 토론 때 사용된다고 한다.

도서관 곳곳에 푹신한 소파가 비치돼 있었다. 또 1층 입구 근처에는 분위기 좋은 카페 같은 휴게실이 있다. 주말이면 어른들이 간식이며 커피를 들고 휴게실에 앉아 선선한 날씨를 즐긴다.

내부 공간 전체가 경사로로 연결된 점도 인상적이다. 장애인이나 노약자, 유아 등 이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조성된 경사로, 램프(Ramp)가 1층과 2층을 둘러 있었다. 이 램프를 따라 찬찬히 거닐면 흡사 갤러리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 경사로 벽면에는 새나 풀 같은 그림들이 걸려 있었는데, 이 그림들은 이태수 생태그림책 작가의 작품들이었다. 이는 램프 갤러리라는 이름으로 한 달에 한번 작품이 바뀐다.

또 도서관 근무시간 때문에 방문하지 못하는 주민들을 위해 무인 도서예약대출반납기도 마련돼 있다. 매곡 도서관의 도서는 1만9천864종, 딸림자료 1천542종, 정기간행물 67종이다.

도서 대출은 도서관 회원증을 가진 이에 한하며 울산 시민이면 누구나 회원증을 만들 수 있다. 도서관 이용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 휴무다.

이원기 기자/사진제공=북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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