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힘든 아이에게 先生님이 나침반이 되어주자
마음이 힘든 아이에게 先生님이 나침반이 되어주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0.0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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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울산교육청에서는 연 2회에 걸쳐 소규모 그룹으로 권역별 학교장 역량강화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기억의 저 너머에 숨어 있던 지식을 끄집어내어 주기도 하고 변화하는 사회의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여 학교장으로서 학생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는 데 있어 참으로 바람직하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며칠 전 20여명의 학교장이 학교의 도서관에 모여 「인권감수성과 효과적인 인성교육방안」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들었다. 강사는 강의 서두에서 “교육은 내비게이션이 아니라 나침반이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치라’는 말과 같은 말이지만 또 새롭고 다르게 들린 건 뭘까 고민하게 만든 한마디였다.

강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는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교육이었고, 그 방향은 회복적 탄력성을 길러 학생들로 하여금 역경을 이겨내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을 벌로써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평화적으로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상호존중과 자발적 책임의 문화를 만들어나가며 학교와 가정, 지역 공동체 신뢰를 회복하고 증진하는 과정이 바로 이 회복적 생활교육의 가치라고 강사는 설명한다.

또 강사 본인이 학교현장에서 학생지도에 성공한 사례를 들어가면서 아이들의 내면에 있는 감수성을 일깨우는 교육이 얼마나 효과적인가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필자는 학생간의 갈등이 심화되어 부모님이 개입되고 중재 역할을 수행해야 했을 때 늘 학부모님에게 이런 이야기부터 시작했었다. 『“학교폭력위원회 매뉴얼대로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그 전에 저의 말씀 한번만 일단 들어주시겠습니까?” … “네”라고 대답하시면 “자녀가 다른 아이로 인해 상처받고 힘들어하니 부모님으로서 정말 화나고 속상하시지요? 그런데 이 아이들은 벌을 주든 용서를 하든 동창생으로 또는 다른 친구들과 엮여서 다시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용서하고 별일 아닌 듯이 넘어가면 자녀가 이 일을 기억도 못하고 잊어버릴 수 있지만 이것이 사건화 되고 벌을 주고 하면 부모님도 자녀도 가슴에 상처로 남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자녀의 앞날을 위해 한 번 더 고민해 보시면 어떨까요?”……』 이때 대부분의 학부모님은 가해자에게 벌을 주는 것보다는 진정한 사과를 받음으로써 마무리해 주셨다.

그런데 이렇게 할 수 있었던 시절도 3~4년 전이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지금 교사 입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잘못 꺼냈다가는 ‘사건을 덮으려고 한다. 축소하려고 한다’는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더 커졌고 또 실제로 그렇게 되었을 땐 교사가 처벌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회복적 생활교육에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은 것 같고, 학교장인 나로서도 선생님들께 요청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어렵다고 포기해 버리면 우리 아이들, 특히 자라는 환경이 어렵고 힘들어서 나쁜 길로 가는 아이들의 마음은 누가 보듬어주고 다독거려줄 수 있을까?

「인생에서 정말로 존경하는 스승을 한 분이라도 만나는 사람 그는 인생을 성공적으로 산다」고 한다. 先生(먼저 선, 날 생 : 이대로 직역하면 ‘먼저 태어난 사람’), 우리 아이들보다 먼저 태어난 모든 사람은 선생님이다.

마음이 힘든 아이는 한두 사람, 한두 번의 관심만으로 마음의 응어리가 풀리지 않는다.

그들의 생각을 들어주고 이해해 주는 사람, 필요한 것을 지원해 주는 사람, 또한 그들이 옳은 길을 선택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시간과 같은 곳을 바라 봐 주는 것 등 이와 같은 모든 노력이 있었을 때 비로소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 학부모, 주변의 모든 사람이 서로의 선택을 믿고 또 존중하면서 스승과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의 앞날을 위한 말과 행동을 보이는 것, 이것이 진정 교육의 나침반이 아닐까 생각한다. 회복적 탄력성을 길러 학생들로 하여금 역경을 이겨내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하자.

정기자 매산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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