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근로자의 경쟁력
건설근로자의 경쟁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1.13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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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골이 깊어만 가고 끝이 보이지 않는다. IMF시절보다 더한 혹한을 예보하는 소리가 높아만 간다. 하지만 불황의 골이 깊어 갈수록 “안전”은 더욱 강조 되어야 한다.

울산지방통계청 의하면 올해 3/4분기 현재 건설공사 발주물량이 전년동기대비 35%에 불과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울산지역 건설공사 발주액이 1/3수준으로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동기 대비 건설현장 사고성 사망자는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불황이 지속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직종이 건설현장 종사 근로자인것같다. 흔히 외국인 사업주나 제조업 경영자들은 우리나라의 채용과 해고의 어려움 때문에 한국에서는 사업하기 힘들다고 말하지만 건설현장에서 채용과 해고는 너무나 쉽고 간단하다. 각 공종별 채용기간에 차이는 있지만 건설근로자의 경우 길어봤자 1년을 넘기는 경우도 드물다. 공종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다른 현장으로 이동하든지 현장을 떠나야 한다. 새로운 일을 구해보고자 헤매보지만 발주공사가 절대부족인 상황에서 별 뾰족한 수가 없다. 건설현장 관리자인 기술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맡았던 공사 준공을 하고나서 다음 현장으로 발령이 나지 못하고 본사 대기 또는 재택근무가 길어지면 그 회사를 이직하는 것이 자연스런 일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아무리 일자리가 부족해도 살아남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곧 경쟁력을 갖춘 사람들 이다.

그렇다면 건설근로자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콘크리트 타설 중 거푸집 터짐사고는 건축공사 현장에서 종종 발생하지만 토목공사 현장에서는 드물다. 구조물의 부피가 크다보니 거푸집 터짐사고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연결된다. 그 위험성을 익히 아는 형틀작업자들은 거푸집동바리 조립시 엄청난 공을 들인다. 토목구조물은 대부분 제치장면 그대로이고 마감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건축공사의 경우 벽체 거푸집의 두께나 부피가 비교적 얇고 작으며, 마감작업이 있다는 생각에 상대적으로 소홀하기 쉬워 종종 거푸집 터짐사태가 발생한다. 오죽하면 할석 작업이 하나의 공종을 이룰 지경이다. 골조공사의 정밀도가 떨어지면 후속 공종과 공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돈과 시간 모두를 허비하게 되는 것이다. 아파트 건설현장의 경우 형틀목공은 작업반별로 동일한 부위를 반복적으로 거푸집을 조립하고 해체하게 되는데 매층 동일한 부위에 거푸집이 터지는 경우가 있다. 한번쯤은 그렇다 치지만 두 번째 되풀이 되면 낮뜨거워진 작업반장은 누가 작업한 구간인지 금방 안다. 작업반 전체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만다. 아울러 콘크리트의 변형된 부분을 제거하는 작업자의 엉성한 작업발판은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건축공사 현장을 방문 해보면 할석작업을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느껴 질 때도 있다. 경쟁력 상실이다. 거푸집 터짐사고야 돈과 시간을 들여 수습하면 되지만 안전사고는 회복 불가능한 사태로 연결된다.

불황의 골은 깊어만 가고 안전관리비 투자는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다.

건설현장 근로자들은 어렵고 힘들수록 스스로를 지켜내야 한다.

우리는 흔히 ‘건강’을 이야기하지만 건강 보다 우선의 가치가 ‘안전’이다. 안전마인드를 갖춘 꼼꼼함과 성실함이 가장 확실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

최성락 차장

한국산업안전공단 울산지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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