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풍성한 한가위 같아라!
마음 풍성한 한가위 같아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9.2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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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이제 열흘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추석에도, 여느 때처럼 명절 대목이라고 물가가 올라갈 것이라 예상된다.

그런데 얼마 전 뉴스를 보니, 지난 8월의 농산물 가격이 최근 7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한다. 9월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자 물가지수’에 따르면, 2010년 9월(18.8%) 이후 6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사실이라면, 지난 8월에 폭염이 심했고 강우량도 많아서 농산물의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울산지역 경기가 불황이라 시민들의 추석에 대한 부담이 많을 텐데,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1년 동안 가장 풍성한 결실로 풍요함과 편안함을 주는 명절이 추석이어야 하는데 이젠 그것도 옛말인가 싶다. 그래도 울산시민들께서 모두 함께 힘내시고 마음만큼은 따뜻하고 넉넉한 추석명절을 맞이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람이다.

원래 한가위는 신라인들이 즐겼던 전통명절 중 하나였다. 한가위는 휘영청 보름달이 유난히 밝아서 달의 명절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우리 세시풍속에서는 보름달 중에서도 정월과 8월의 보름달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정월 보름달은 태음력을 적용했을 때 한 해가 시작되는 가장 첫 달에 뜨는 큰 달이다. 8월 보름달은 정월 보름달만큼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초승달이나 그믐달에 비하면 원형 또는 구형의 보름달로서 의미가 큰 달로 생각할 수 있다.

수학의 도형 분야에서 원형과 구형은 충만, 풍요로움, 원만함, 여유의 상징한다고 한다. 원(圓)은 같은 길이의 외곽선을 가진 평면 가운데 면적이 가장 넓고, 구(球)는 동일한 표면적을 가진 입체 가운데 용적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외곽에 일그러짐이 없는 온전하고 충만한 둥근 8월의 달은 곡식의 풍요로운 생산과 연결되는 뜻을 가진다. 8월은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결실을 보아야 하는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기이다. 농경사회에서 많은 수확을 기대하는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명절이 바로 8월 보름달을 숭배하는 한가위가 되었을 것이다.

한가위는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보름달처럼 활짝 영근, 연중 으뜸의 명절이었다. 추석에는 보름달 모양의 원무가 극치를 이루는 강강술래나 월월이청청과 같은 놀이를 즐겼고, 이 외에도 소놀이, 거북놀이, 가마싸움 등 이른바 풍요를 기원하는 공동체 놀이가 있었다.

8월 보름에는 예로부터 여성들의 놀이가 풍성하게 펼쳐졌다. 아마도 그것은 여성에게 출산 능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학자들은 추정한다.

본래, 강강술래에 참여하는 사람은 여성이지만 할머니나 어린아이는 참여하지 않는다. 이 놀이에 참여하지 않은 여성은 출산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결국 강강술래는 출산 능력이 있는 부녀자들이 모여 행하는 집단적인 놀이로서, 최대로 둥글게 차오른 보름달처럼 농어업에서 풍성한 수확을 보장받기 위한 의례였을 것이다.

올해 추석 연휴는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토요일인 9월 30일부터 한글날인 10월 9일까지 무려 열흘간이나 이어진다. 연휴 기간이 예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고, 해외여행 예약률도 지난해보다 두 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올 추석 연휴의 출국자는 지난해 46만 명의 2배가 넘는 110만 명을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한다.

확연히, 과거의 추석명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농경생활을 위주로 하던 우리 조상들은 봄에서 여름 동안 가꾼 곡식과 과일을 수확하고 한 해 농사가 잘되게 보살펴 준 조상님께 햅쌀로 밥을 짓고 술을 빚고 햇곡식으로 송편을 만들어 아침 일찍 차례를 지내면서 풍족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한가위를 맞았다. 과거와 현재, 사람들마다 추석연휴를 보내는 모습은 달라도 추석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풍성하고 감사한 마음이 곳곳에 넘쳐나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우리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한 추석명절을 보냈으면 한다. 연휴기간 동안, 경찰청에서는 암행순찰차와 헬리콥터 등을 투입해 버스전용차로 위반, 난폭운전, 갓길 통행 등 교통법규 위반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할 예정이다. 이러한 단속을 피하기보다 우리가 먼저 교통법규와 질서를 준수하는 선진 문화시민의 면모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김기환 울산 남구재향군인회 사무국장, 예비역 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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