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산책] ‘에너지 제로 도시 울산’
[대학가 산책] ‘에너지 제로 도시 울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9.1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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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우정혁신도시에는 에너지관리공단, 한국석유공사,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에너지와 관련된 공공기관들이 이전되어 있다. 이들은 산업수도 울산에 꼭 필요한 기관들이고, 미래 울산의 신성장동력 산업인 에너지 관련 산업들의 육성과 개발의 필요성을 의미한다고 본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5개년 에너지 정책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대폭 확대하고, 에너지 신산업 선도국가로 도약하고, 저탄소·고효율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친환경 미래 에너지를 발굴·육성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이러한 견지에서 볼 때, 울산에서는 에너지 관련 산업이 중요하게 다루어질 것이고, 많은 노력과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다. 울산의 기반산업인 조선·화학·자동차 산업과 융합하고,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발굴해 주력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작업들이 가속도가 붙어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울산시민들이 살고 있는 도시공간과 건축물에서는 이러한 투자와 노력들을 거의 느낄 수가 없다. 도시공간과 건축물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절약할 설계기법의 개발과 효율적 이용·관리를 위한 기술개발과 정책적 노력 등을 소홀히 한 결과라고 본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새로운 정부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울산시민들의 삶과 직결되어 있다. 따라서 지금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감이 있는 울산의 도시공간과 건축물에 대한 비전을 새로 세우고, ‘에너지 제로 시대’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 그렇다면 울산을 ‘에너지 제로 도시’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어떤 것들을 추진해야 할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우선, 관련법규의 마련이다. 에너지 절약과 효율적 관리를 위한 관련법규는 아직 기본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울산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에너지 관련법규 마련이 필요하다. 동구, 북구, 울주군 등 지역에 따라 자연과 사회적 환경이 다르므로 에너지원과 건축물 및 도시공간 등을 위한 기술, 관리 방법 등이 달리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도시공간과 건축물에 적용될 에너지원의 개발이다. 과거부터 석유·석탄과 같은 화석연료를 대신할 에너지원으로 태양광·풍력·지열·핵융합발전·수소에너지와 같은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들이 개발되어 왔다. 이러한 신재생에너지들은 생산이나 활용 방법에 따라 장단점들이 있다. 그리고 이들을 적용할 도시공간과 건축물들은 단순한 산업시설과는 다르다. 객관적 설명이 가능한 제품이나 공정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시설과는 달리, 마치 블랙박스와도 같은, 삶과 감정을 가진 인간을 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도시공간과 건축물들을 위한 신재생에너지의 적용과 개발은 이러한 건축과 도시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셋째, 도시공간과 건축물에 적용할 단위기술의 개발이다. 도시공간을 구성하는 교통체계, 가로공간, 녹지네트워크 등을 형성하는 데 소요되는 에너지, 건축물에 사용되는 에너지 등을 외부의 공급 없이 자체 생산해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되고는 있으나, 울산지역 건설산업과 연계하여 진행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건설산업은, 비록 울산의 주력산업은 아니라 해도, 파급효과가 큰 국가 기간산업인 만큼 미래 울산의 새로운 동력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들을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도시적 차원에서 에너지를 운영하고 관리할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BEMS(Bu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를 통한 개별건축물의 에너지 운영·관리는 특별한 기술이 아닌, 당연히 적용해야할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이제는 한 차원 높여 도시적 차원에서 에너지의 운영과 관리를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에너지와 ICT의 융합을 통한 서비스 방안이 구축되고 있다. 유·무선 통신기술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융합한 기술이다. 울산도 이러한 흐름을 적극 수용하고 참여해야할 때인 것 같다.

‘에너지 제로 도시 울산’으로 거듭나게 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앞서 몇 가지 간단하게 살펴보았지만 이들은 별개의 것들이 아니라 상호 연계되어 있다.

따라서, 관련기술들을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개발하고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울산의 한 지역을 선택해 실증할 수 있는 단지의 조성이 필요하다. 세계적 흐름, 새로운 정부정책의 추진 시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울산시가 울산의 미래세대를 위해 과감하게 도전해 보기를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기대해 본다.

우세진 울산과학대 공간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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