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스며든 학교폭력
SNS에 스며든 학교폭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9.1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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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에 SNS를 통해 퍼진 사진 때문에 누리꾼들 사이에 엄청난 파장이 일고 있다. 가해 여중생들은 폭행을 당해 출혈이 심한 피해 여중생을 무릎 꿇린 사진을 자랑하듯 SNS에 올리고도 전혀 반성하는 기미가 없었다. 그러자 누리꾼들 사이에는 소년법을 폐지하자는 주장이 봇물을 이루었다. 미성년자 범죄라면 처벌수위가 약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이번 사건의 가해자는 이례적으로 구속까지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현재 학교폭력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일까? 교육부는 17개 시·도교육감이 공동으로 조사한 ‘2017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의 결과를 지난 7월 11일 발표한 바 있다. 조사대상은 전국 초·중·고(초4~고3) 학생들이었고 조사항목은 학교폭력 경험 유무,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 등이었다.

조사 결과 학교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학생은 0.9%로 전년도 같은 기간과 거의 동일했다, 피해사례는 언어폭력, 집단따돌림, 스토킹 순으로 많았다.

학교폭력은 매년 ‘뜨거운 감자’가 되고, 피해학생이 자살까지 하는 일도 벌어지지만 피해사례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는 소년법을 폐지해서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렇듯 해마다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은 어떠한 특성이 있을까?

학교폭력은 가해자가 복수로 집단적으로 행해지는 특성이 있다. 특정 피해학생을 여러 명이 두들겨 패고 돈까지 뜯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학교폭력은 상습적이란 특성이 있다. 폭행과 금품갈취 등이 1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꼬리를 물게 되므로 피해가 더욱 커진다.

이러한 학교폭력의 배경원인은 대다수가 성장환경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가정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폭행 가해에 대한 죄책감이 일반 학생들 보다 현저히 부족하다. 이처럼 폭력에 노출된 학생들이 또 다시 가정폭력이나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학생들이 처한 ‘입시 환경’을 들 수 있다. 시험과 성적으로 경쟁하는 여건 속에서 성적이 떨어지면 낙오자가 되는 듯한 입시 환경은 아이들로 하여금 지나친 경쟁심을 불러일으킨다. 이로 인해 서로 협동하는 관계보다는 항상 경쟁하는 관계가 형성되고 이것이 학교폭력을 조장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에는 무엇이 있을까? 경찰은 학교폭력을 전담하는 경찰관을 학교마다 파견했다. 하지만 경찰이 모든 아이들을 일일이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학교폭력의 원인은 주위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에서 가정 식구들의 노력과 학교 교사들의 끊임없는 관심, 그리고 어릴 때부터의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 한데 어우러져야 할 것이다. 아직 미성숙 단계에 놓여 있는 아이들은 미디어와 주위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사실, 그리고 이러한 환경은 바로 우리들이 만들어 간다는 사실을 꼭 명심했으면 한다.

노태완 울주경찰서 두동파출소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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