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택한 울산대병원, 환자대란 불가피
파업 택한 울산대병원, 환자대란 불가피
  • 이상길 기자
  • 승인 2017.09.13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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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병원측 임금 인상 추가안 거부… 850여명 환자 ‘비상’
울산대학교병원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난항을 이유로 결국 파업에 돌입한다. 지역 내 유일한 종합상급병원인 만큼 환자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앞서 14일부터 전면파업을 예고했던 노조는 13일 오후 늦게까지 병원 측과 협상을 벌였지만 진전 없이 결렬됐다.

병원 측은 이날 최악의 사태인 파업은 피하기 위해 처음으로 제시했던 1.8%의 임금인상률을 2.7%로 인상한 추가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며 거부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14일 오전 4시 30분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날 오전 9시 30분에 병원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표명한다.

현재 울산대병원에는 총 850여명 정도의 환자들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울산대병원은 공익사업장으로 노조가 파업을 벌이더라도 필수인원은 유지해야 한다. 때문에 필수인원이 유지되는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같은 경우에는 파업을 하더라도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원 파업참여가 가능한 병동이나 외래진료, 원무 등의 업무는 이번 파업으로 전면 마비될 전망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울산대병원이 유일한 종합상급병원인 만큼 서울이나 부산과 달리 지역 내에서 위급한 환자를 이송할 대체 병원이 없다는 게 가장 크게 우려되는 점이다.

이 때문에 노조의 이번 파업돌입 소식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동구 서부동에 사는 이 모(74)씨는 “환자를 담보로 파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 위독한 환자가 생겼는데 파업으로 인해 울산에서 가장 큰 병원인 울산대병원에 갈 수 없으면 어디로 가야 하느냐”며 “노조와 병원 측이 한 걸음씩 물러서 빨리 타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구 성안동에 사는 강 모(34)씨는 “돈 때문에 환자를 내팽개치고 파업에 나선다는 건 여러모로 보기 좋지 않다”며 “아무리 불만이 많더라도 병원이라는 특수 기관인 만큼 파업만은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냐”고 비판했다.

울산대병원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1%(25만6천751원) 인상, 사학연금 전환에 따른 생활안정 보조금 지급, 간호사 인력 충원 및 업무개선, 근무시간외 환자정보 접근금지, 환자전용 주차장 마련, 생명안전업무직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전체 조합원 1천321명을 대상으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벌여 투표자 대비 91.2%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시켰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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