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진 재생사업’ 홍보전략 신경써야
‘방어진 재생사업’ 홍보전략 신경써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9.1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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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연수원 이전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는 울산 동구청이 이번에는’ 방어진항 도시재생 사업’으로 내부적 반발에 부딪히면서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는 동정론까지 일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방어진항 재생 사업’ 전체가 비판 대상은 아닌 것 같다. ‘수준 낮은 역사인식’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는 방어진항 내 적산가옥(=일본인이 사용하던 주택이나 건물) 복원 사업이 말썽인 모양이다.

돌이켜보면, 방어진항은 일제강점기에 일본 비젠시 히나세(日生)지방 어업인들이 집단거주하던 어업전진기지였고, 한때 ‘강아지도 지전을 물고 다닌다’는 말이 나돌 정도의 부촌이었다. 말썽의 불씨는 방어진 토박이인 권명호 동구청장의 비젠시에 대한 호의적 감정이 지폈을 가능성이 높다. 사실 권 청장은 ‘우호협력도시’ 비젠시와 여러 차례 교류했고, 도시재생 사업에 일본식 건물 재단장·복원 사업도 포함시켰다.

시야를 좁혀 보면 권 청장은 ‘적산가옥 복원’을 통한 일본관광객 유치로 동구를 발전시키겠다는 순수한 꿈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은 벌써부터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동구의 항일운동가 선양 사업과 항일유적 복원 사업에는 무심하면서도 적산가옥 복원에만 신경 쓴다는 것이 반발세력의 주장이다. 12일 기자회견을 가진 ‘항일운동 터전 보성학교 복원을 위한 시민모임’이 대표적이다.

이 모임은 “일제강점기 울산의 유일한 민족사립학교이자 항일운동의 터전인 ‘보성학교’부터 기억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또 보성학교터와 설립자 성세빈의 송덕비와 생가,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은 서진문의 묘역과 생가터가 있지만 오랫동안 방치했다고 주장한다.

결론적으로, 방어진항 도시재생 사업은 홍보 전략에서부터 허점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동구청은 과거 울주군의 ‘서생포왜성 복원 사업’이 왜 좌절됐는지를 교훈삼아 홍보 전략을 과감히 수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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