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상생의 새 모델 SK이노베이션
노사상생의 새 모델 SK이노베이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9.1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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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최대사업장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임단협을 매듭짓지 못하고 노사 간의 마찰로 파업을 반복하고 있다.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에만 급급하다는 비난도 애써 외면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최근 임단협을 마무리한 SK이노베이션 노사의 합의안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울산complex 내 SK에너지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SK이노베이션 노사가 국내 대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매년 임금인상률을 물가와 연동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SK이노베이션 노사의 임단협 타결안은 여러모로 국내 기업 노사관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사는 매년 임금인상률을 전년도 한국은행 발표 소비자물가지수와 연동시켜 정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올해 SK의 임금인상률은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인 1%로 결정됐다.

이 같은 임금협상 방식이 국내 기업에 도입된 것은 처음이다. 여기에다 노사는 기본급의 1%를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부금으로 출연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직원이 기본급의 1%를 기부하면 같은 금액을 회사가 적립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이다. 이는 SK이노베이션 임직원이 지난 2007년부터 자발적으로 해 오던 ‘1인1후원 계좌’ 기부를 제도화한 것으로 소외계층 지원에 사용된다.

노사는 또 획일적인 ‘호봉 인상률’을 생애 주기별 자금 수요와 근로자의 역량·생산성 향상도에 맞게 조절하는 새 임금체계 도입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일정 비율로 해마다 꾸준히 상승하던 기존 임금체계를 바꿔 결혼과 출산, 교육 등에 많은 돈이 필요한 30~40대에는 인상률을 높이고, 50대 이후에는 줄이는 임금체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ㅁ이러한 노사 임단협을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은 다시 한 번 눈여겨보고 반성하기를 바란다. 노와 사는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 서로 존중해야할 상대이기 때문이다. 서로간의 신뢰를 잃어버리고 감정적으로 대립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면 상생은 어림도 없는 일이다. 임금인상을 둘러싸고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노사 간 교섭이 갈등과 파행을 겪고 있는 울산지역 대기업들은 이번 기회에 SK이노베이션 노사가 보여준 모범을 본받기 바란다.

이번 협상의 결과는 밀고 당기기 식의 소모적인 협상 관행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을 만하다. 또 그 결과는 상호 신뢰에 기반을 둔 임금교섭 프레임을 도입함으로써 노사 갈등으로 인한 부작용을 일시에 해소하고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노사가 함께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설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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