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는 시민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동구는 시민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9.1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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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는 울산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울산 산업의 기초를 다진 현대중공업이 울산 경제를 떠받쳐 왔고 미포조선과 더불어 울산 경제의 큰형님 노릇을 단단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산로가 개설되기 전까지 동구는 ‘방어진읍’이란 말에서도 짐작이 가듯 울산과는 동떨어진 특별한 지역이었다. 접근성이 떨어진데다 좁은 길을 굽이굽이 돌아 남목고개를 넘어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몰라보게 달라졌다. 아산로가 개통되고 현대자동차의 어깨를 지나는 염포로가 확장되면서 접근성이 훨씬 좋아졌고, 발전은 또 다른 발전을 물고 왔다. 바다를 낀 해안도시이면서도 바다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던 시내 거주 시민들과의 인적교류도 활발해졌다. 일산해수욕장 인근에 조성되었던 택지에도 갖가지 기반시설이 들어서면서 동구는 또 한 번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진입도로 사정이 좋아지면서 눈에 띄게 발전한 것은 동구의 관광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예전 같으면 일산해수욕장이나 꽃바위에서 바다냄새라도 한 번 맡고 싶으면 진짜 큰 맘 먹고 염포로 좁은 길을 뚫고 들어가야만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탐나는 동구의 관광자원은 손꼽기가 버거울 정도로 많다. 일산해수욕장과 대왕암공원, 남목 주전봉수대(울산생명의숲 2017년 9월호 참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슬도등대와 꽃바위방파제의 짭조름한 바다내음은 후각의 자극제가 되고도 남을 것이다. 특히 봄철 남목에서 주전으로 넘어가는, 흐드러진 꼬부랑 벚꽃 길의 유혹은 술에 취한 듯 몽롱한 기분을 선사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좌우편에 늘어선 허름한 횟집들, 빨간 다라이에서 토해낸 듯 거품 가득한 바닷물, 그 바닷물을 낭만에 젖어 걷고 또 걷던 추억들…. 이젠 오직 오래된 기억과 빛바랜 사진 속에만 남아있을 뿐이지만, 어느새 탁 트이게 넓어진 주차장과 깔끔하게 정돈된 상가들을 보노라면 격세지감에 젖지 않을 수 없다. 언제든지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가깝고도 친근한 행락지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렇다고 아쉬움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울창한 송림과 빼어난 절경 속에서 봄이면 발그스레한 참나리꽃이 피어나고 가을이면 연보랏빛 해국이 피어나는 대왕암공원의 생태 보전에 대한 아쉬움이 그 중 크다. 겨울바람을 이겨내고 갯바위 좁은 틈을 비집고 피어나는 참나리꽃은 그 특성상 군집성을 띠고 번식이 더딘 편이어서 자라는 곳이 한정적이다.

자연히 대왕암을 배경으로 삼을 적당한 사진촬영 장소가 많지 않다보니 새벽이면 전국에서 몰려드는 사진가는 물론 소개 사진을 보고 봄 안개 자욱한 송림과 새벽 여명에 물든 대왕암을 보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더욱이 군데군데 흩어져 자생하는 적은 양의 참나리꽃마저 사진가들의 심한 자리다툼에 짓밟혀 신작로나 앞마당처럼 반질반질해지기까지 한다. 이런 일들은 해국이 연보랏빛을 뽐내는 가을까지 반복적으로 이어진다.

오죽하면 대왕암 주변 갯바위에 피어난 참나리꽃과 해국을 지자체에서 관심을 갖고 보호해주었으면 하는 생각까지 나겠는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울산시민 사진모임과 협약을 맺고 대왕암의 관광자원 보호와 자원의 확대생산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또 지역 농업기술원과 손잡고 참나리꽃을 배양해서 옮겨 심는 방안도 생각해 봄직할 것이다.

사진가들의 자리다툼이 줄어들면 꽃들의 생육과 번식에 큰 도움이 될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 외지 사진가들에게는 넉넉한 울산의 인심을 널리 알리는 계기도 될 것이다. 특히 우리 지역 사진가들은 차단시설을 넘나들며 무리한 촬영을 하는 일을 스스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봄이면 참나리꽃과 마주한 새벽바다가 좋고/ 여름이면 아침햇살에 부서지는 보랏빛 맥문동 군락지가 좋고/ 가을이면 갯바위 틈틈이 피어나는 연보라색 해국이 바람에 흔들리며/ 겨울이면 푸른 동해 넘어 태평양에서 실려 오는 찬바람이 시원한/ 천만년을 두고 즐길 대왕암이 있는 울산 동구가 좋다.

아름다운 사진을 보고 관광객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대왕암이 되기를 꿈꾸어 본다.

조시덕 울산제일일보 사진동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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