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탈을 쓴 데이트폭력
‘사랑’이란 탈을 쓴 데이트폭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9.05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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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연인의 목숨을 위협하는 ‘데이트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데이트폭력’이란 미혼의 동반자,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육체적, 언어적, 정신적, 성적인 모든 폭행 행위를 말한다.

이러한 행위는 보통 연인에 대한 의심과 집착, 그리고 연인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고 통제하려는 심리에서 비롯된다. 온갖 폭행에다 심지어 살인미수·살인까지로 이어지기도 하는 데이트폭력은 해마다 그 건수가 늘어나 사회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2016년)에는 전국적으로 데이트폭력 신고가 9천364건이나 접수되었고 이 가운데 89.3%인 8천367명이 입건되었다.

특히 2011년∼2016년 사이 6년간은 해마다 평균 46명이 데이트폭력으로 숨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경찰청이 지난해 2월에 발족한 ‘연인간 폭력 TF’의 활동 현황에 따르면 전체 데이트범죄 피해자(5천428건)의 79.9%(4천342건)가 여성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경찰은 데이트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 데이트폭력 집중신고 기간을 정하여 피해자와 목격자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고 있다.

일단 신고가 들어오면 종별 CODE1(코드원)에 따라 즉시 현장으로 출동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시킨 다음 정확한 피해내용과 상해여부, 상습성 등을 구체적, 종합적으로 수사한다. 수사 결과 가해 사실이 드러나면 가해자는 재범을 막기 위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엄중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이때 데이트폭력 피해자 보호에도 빈틈이 없도록 최대한 신경을 쓴다. 피해자의 신병을 처리할 때도 보호시설 연계, 주거지 순찰 강화, 112긴급신변보호대상자 등록, 위치추적장치(스마트워치) 대여, 사후 모니터링과 같은 맞춤형 신변보호 수칙에 따라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데이트폭력 피해자의 상당수는 자기보호 노력을 게을리 하는 경향이 있다.

폭력의 정도가 심해지기 전까지는 폭력인 줄 모르거나, 폭력인 줄 알지만 데이트폭력을 사소한 사랑싸움쯤으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한 보복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앞선 나머지 도움을 청하거나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데이트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이러한 폭력이 더 이상 연인들 간에 일어나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범죄행위라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또한 데이트폭력이 강력범죄로 이어지기 전에 주변인이나 경찰에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는 교육과 계도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김동민 울주경찰서 청량파출소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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