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천 옆 구릉 사이, 조상의 지혜가 숨쉬는 곳
약사천 옆 구릉 사이, 조상의 지혜가 숨쉬는 곳
  • 강귀일 기자
  • 승인 2017.08.24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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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동제방유적전시관
6~7세기 벼농사 위해 약사천 물길 막아 쌓은 둑
조개껍데기로 기초 깔고 나뭇가지와 함께 흙 쌓아
▲ 약사동 제방유적 전시관 입구. 전시관은 제방에 조성돼 있어 제방의 단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중구 약사동 종가14길에 약사동제방유적 전시관이 있다.

제방유적은 혁신도시 조성과정에서 확인됐다. 제방은 약사천 옆의 구릉 사이의 폭이 가장 좁은 곳에 있었다. 약사천 물길을 막아 벼농사에 필요한 물을 저장하기 위해 축조한 것이다.

이 제방유적은 학술적·역사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돼 2014년 국가사적 제528호로 지정됐다. 그리고 전시관을 건립해 지난 5월 개관했다. 전시관 관리는 울산박물관이 하고 있다.

전시관은 제방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약사동 일원에서 출토된 유물들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주요 수리시설들도 테마전시실에서 소개한다.

제방은 길이가 약 155m이다. 남아 있는 제방의 높이는 8m, 폭은 25~37m이다. 축조시기는 주변의 유적과 제방의 출토 유적으로 비추어 삼국시대 말에서 통일신라시대 초(6~7세기)로 보고 있다. 고대제방의 축조과정과 당시의 토목기술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관은 1층과 2층으로 구성돼 있다. 1층은 실제 제방의 단면을 보여주는 제방전시실과 인근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 테마전시실이 있다. 2층에는 약사동 마을 전시실과 체험공간, 영상실이 있다.

▲ 관람객들이 전시관 2층에 마련된 체험공간에서 각종 체험을 하고 있다.

◇ 제방전시실

약사동제방은 잎이 붙어 있는 나뭇가지를 가운데 넣고 돌과 흙을 쌓은 것이 특징이다. 이는 부엽공법(敷葉工法)으로 고대의 토목기술이다.

제방은 좌우를 게단 모양으로 깎아 바닥을 만들고 그 위에 실트(모래보다 미세하고 점토보다 거친 퇴적토)와 패각(貝殼, 굴이나 조개껍데기)들을 깔아 기초를 만들었다. 그 위에 흙을 겹겹이 쌓아 올렸다. 흙을 쌓을 때는 부엽공법을 사용했다.

제방전시실은 제방의 종단면을 그대로 노출시켜 제방의 축조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꾸며졌다.

◇ 제방을 만든 시기를 알려주는 유물 전시공간

약사동제방에서는 6세기 대에 해당하는 다양한 종류의 회청색 도질토기 등이 확인됐다. 또 제방에서 나온 숯과 나무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7세기 대에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곳에는 이들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굽다리 긴 목 항아리’와 ‘굽다리 잔’ 등 유물과 갯고동, 복숭아 씨, 참굴 껍데기 등이 있다.

▲ 약사동 제방유적의 종단면. 제방의 축조과정을 잘 보여준다.

◇ 테마전시실

이 전시실에서는 우리나라의 수리(水利) 역사, 중국과 일본의 주요 수리시설들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은 벼농사를 일찌부터 지었다. 따라서 벼농사에 필요한 물을 저장하기 위한 시설을 확보해 왔다.

▲ 제방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 흙을 쌓을 때 잎이 붙어 있는 나뭇가지를 함께 넣었다. 부엽공법(敷葉工法)이다.

◇ 2층 전시실

2층 전시실은 약사동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보여주고 체험공간과 영상실을 갖추고 있다.

유물은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백자대접과 짧은 목 항아리 등이 있다.

글=강귀일 기자·사진=김미선 기자

▲ 2층 전시실에 있는 울산의 벼농사 유적을 소개하는 코너.
▲ 약사천. 약사천은 함월산에서 발원해 반구동 서원마을에서 동천과 합류한다. 약사동 제방은 약사천의 물길을 막아 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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