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농소 시내버스 공영차고지, 관리 허술로 안전사고 증가
울산 농소 시내버스 공영차고지, 관리 허술로 안전사고 증가
  • 윤왕근 기자
  • 승인 2017.08.22 2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울산시 북구 농소공영차고지에 승강장이 실제 버스 승하차 위치와 다르고, 보행로 안내가 허술해 교통사고 위험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승객들이 승강장 밖 실제 승하차 지점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울산시민의 발 역할을 하는 시내버스 공영차고지 내 승강장과 보행로 등이 제 기능을 못해 이용객들의 안전이 우려된다.

이 차고지는 버스승강장의 방향, 부실한 보행로 안내때문에 지난해에만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당하는 등 총 5건의 사고가 있었던 곳이다.

◇ 무용지물이 된 버스승강장

22일 오전 방문한 농소공영차고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버스승강장의 방향이었다.

농소공영차고지 입구에 들어서면 두 개의 버스승강장이 있다. 하나는 북구 농소 쪽으로 가는 승강장이며, 하나는 중구 학성동 방향으로 운행하는 승강장이다.

그러나 학성동 방향 버스승강장은 기존의 버스승강장과 다르게 도로를 마주보지 않고 있었다.

이로 인해 버스가 오는지 알 수 없어진 이용객들은 승강장이 아닌 도로변에서 무더위에도 까치발을 들며 버스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또 입구에서 좌회전을 하기 위해 1차선에 대기하는 버스를 타려면 어쩔 수 없이 도로를 지나야 하는데 2차선으로 오는 차량 운행을 방해할 뿐 아니라 자칫하면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어 보였다.

실제 기다리던 버스가 오자 버스가 멈추기도 전에 주변을 살피지도 않고 허겁지겁 도로를 건너는 이용객도 있었다.

버스도착시간을 알려주는 BIS(버스정보시스템) 역시 종점이다 보니 출발예정시각만 덩그러니 떠있어 실제 버스 도착시간을 아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북구 관계자는 “위치나 여건에 따라 승강장 방향은 바뀔 수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부실한 보행로 안내와 막무가내식 승차

부실한 보행로 안내 역시 이용객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농소공영차고지 하차지점은 따로 승강장이 없고 도로 위에 덩그러니 ‘하차지점’이라는 글자만 적혀있다. 도로를 따라 걸어가니 그제서야 바닥에 ‘통행금지’라는 글자가 보였다.

발길을 돌려 안전펜스를 따라가보니 끝에 가서야 횡단보도와 신호등이 보였다. 횡단보도가 좁고 길이 꺾여 있어 반대편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만약 야간이라 시야가 확보되지 않거나 노약자의 경우 경우 바닥의 글자를 식별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 같았다. 특히 지난해 사고로 인한 사망자나 부상자 모두 50~60대였다.

또 버스가 좌회전을 위해 대기하다 보니 급하게 버스를 타려는 이용객들이 버스 앞뒤로 무단횡단을 서슴없이 하고 심지어 좌회전 신호를 받고 출발하려는 버스 앞을 가로막으며 뛰어가는 등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위험천만한 행동도 서슴치 않았다.

◇ 차고지 공간 부족이 원인

이 같은 농소차고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차고지 공간 부족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공영차고지의 주차 계획대수는 517대이며, 시내버스는 742대이다. 주차공간이 부족해 각 차고지의 계획대수를 늘렸고 농소차고지는 기존 81대에서 138대로 계획대수를 늘렸다.

계획대수가 여유있게 설계됐다지만 일괄적으로 주차하는 것이 아니기에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으며, 차량이 갑자기 고장났을 때 수리하기 위해선 여유공간이 필요해 실제 주차공간은 부족한 셈이다.

버스업체 관계자는 “버스기사들과 이용객들의 불편이 뻔히 보이는데 대처가 없어 답답할 따름이다”며 “빠른 시일 내에 문제들이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왕근 기자·성봉석 수습기자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