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뉴스메모]울산함에 오르며
[굿뉴스메모]울산함에 오르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8.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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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문화특구 장생포 바닷가에 ‘울산함’이 정박하기까지는 서동욱 남구청장의 결연한 의지가 작용했던 것 같다. 국방부나 해군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여러 기관들의 협조와 양해를 구한 끝에 비로소 울산함 전시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서 청장은 우리나라의 처지가 남북한 대치상황이다 보니 기밀과 보안 문제가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였으며, 그래서 많은 설득과 협조가 필요했다고 지인들에게 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가운데 가장 크게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울산함이 현대중공업에서 최초로 건조한 구축함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필자는 블로그 기자가 올린 글이나 지역신문에 게재된 울산함 관련 소식을 유심히 살펴보다가 나름대로의 시각에서 울산함 이야기를 꼭 한 번 다루고 싶었다.

울산함이 울산 장생포항에 정박하게 된 것은 울산시민의 행운이다. 그 당시 기술력으로는 첨단 수준인 울산함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숨은 공로 덕분이었다. 우리 손으로 손수 제작했기에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었던 울산함은 현대중공업을 맨주먹으로 일군 정주영 ‘왕회장’이 재직할 당시 해군 관계자들과 실무진들의 손을 거쳐 건조되었다.

선상을 둘러보면 당시 진수식에서 축사하는 중년의 로맨스그레이 왕회장이 축사하는 모습을 텔레비전 화면으로 볼 수 있다. 또 박정희 대통령의 갑작스런 ‘유고’ 사태로 권한대행을 맡았던 최규하 대통령의 모습도 함께 볼 수 있다. 필자는 울산함 제작에 관여한 사람들의 영상인터뷰 화면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이렇다.

엔진은 CODOG(Combined Disel or Gas turbine) 방식으로 저속 시에는 디젤엔진(5천490마력)을, 고속 시에는 가스터빈(5만3천640마력)을 사용하여 항속거리와 속도를 높일 수 있었고, 엔진은 각각 2기가 배치되어 있었다. 또 선박의 하중을 줄이기 위해 아랫부분은 강철을 썼지만 윗부분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두 부분을 접합시켰다.

당시 뛰어난 용접기술자들도 현장 면접을 치러보면 많이 탈락할 만큼 어려운 숙제였다. 대함 미사일인 ‘하푼 미사일’ 등 첨단무기를 배치한 덕에 외국에 나가 보면 다른 나라의 군인들과 선원들이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볼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또 그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는 경제력이 약해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그리 환대받지 못하던 시절이었기에 울산함 해군들은 국위를 선양한다는 자부심이 누구보다도 컸다. 설계를 맡았던 분은 그 당시 환율이 요동치는 바람에 한정된 예산으로 최고의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마음고생이 엄청났다고 말했다.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만리장성도 벽돌 한 장을 쌓는 것에서부터 시작했고, 삼성이나 현대 같은 굴지의 대기업도 처음 시작은 미약했다. 많은 국민들이 정치와 경와 교육이 어렵다고 아우성이고 청년취업, 소득의 불균형으로 인한 양극화, 고령화와 저출산 등을 따지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안보와 자주국방이다.

‘통일한국’을 이루기까지 우리는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정권의 명운을 걸고 호시탐탐 침략의 기회를 노리며 북핵 위기를 조성하는 김정은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언제까지 관망만 할 것인가. 34년 세월 동안 조국의 바다를 지켜온 울산함의 늠름한 모습이 고래도시 울산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고,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깨치는 교육의 현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박정관 굿뉴스울산 편집장, 중구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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