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달걀, 이젠 안심하고 드세요!”
“울산 달걀, 이젠 안심하고 드세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8.2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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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달걀 파동’의 후유증이 예사롭지 않은 것 같다. ‘식탁 안전’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전국의 달걀 소비가 40%가량 줄었다는 보도가 관련업 종사자들을 우울하게 만든다. 덩달아 달걀의 대체식품으로 고단백 식품인 두부와 두유, 우유에다 강황가루까지 주부들의 관심을 끌어들인다. “이대로 간다면 우리네 식탁 문화의 변화는 시간문제”라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냉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최근, 사태 수습의 조짐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정부 식품당국과 울산시는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급한 불’ 끄기에 앞 다투어 나서고 있다. 최성락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은 21일, 국내산 ‘살충제 달걀’이 인체에 해를 끼칠 정도는 아니며,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에 오염된 달걀을 1~2살짜리가 24개, 성인이 평생 매일 2.6개씩 먹어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친환경 인증 농장에서 잔류 허용기준치 이하로 검출된 DDT 등 3종에 대한 ‘위해평가’를 추가로 하겠다면서, 불안감을 키운 DDT의 경우 위해 우려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울산시도 이날 시민들의 불안감을 가라앉히려고 소매를 걷어붙였다. 시는 달걀 수집·판매소에 이어 주요 마트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달걀의 유통 여부를 추가조사 했더니 ‘부적합 달걀’은 유통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는 특히 남구의 전통시장 3곳(신정·수암·야음시장)에서도 조사했지만 ‘부적합 달걀’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시는 다만 일부 소매상에서 파는 달걀은 행정기관이 일일이 부적합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시민들이 달걀껍질(卵殼)에 찍힌 ‘난각 표시’를 확인해 부적합한 것이 보이면 즉시 반품해 주기를 당부했다.

돌이켜보면, 이번의 ‘살충제 달걀 파동’은 언젠가 한 번쯤은 거쳐야 했을 통과의례와도 같은 것이었다. 만약 ‘유럽산 살충제 달걀 파동’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국내 파동도 일어나지 않았을 수 있다. 이는 살충제 달걀의 국내 유통이 처음이 아님을 의미한다. 행정기관의 공식 확인이 없었을 뿐 지금까지 ‘살충제 달걀’이 별 문제의식 없이 유통돼 왔다는 얘기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번 파동은 우리네 축산물 생산·유통 관행에 ‘전기적 충격’을 가한 고마운 사건일 수도 있다.

행정기관들이 소비자를 안심시키는 조사결과를 잇따라 발표했다. 우리 울산시민들은 이러한 발표 내용들을 애써 외면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울산 달걀, 이젠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란 말을 그대로 믿고 따른다면 ‘살충제 달걀 파동’은 의외로 빨리 수습될 수도 있다. 행정기관들은 부정적 관행들이 하루빨리 사라지도록 지혜로운 후속조치들을 서둘러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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