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인도에서 얻는 교훈
그리스와 인도에서 얻는 교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8.2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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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행이 핫 이슈가 되고 있다. 해외여행은 적은 비용으로도 할 수 있어 많은 분들이 해외로 떠난다. 여행을 소재로 하는 방송도 많이 생겨났다, ‘싱글 와이프’, ‘배낭속의 인문학’, ‘뭉쳐야 뜬다’ 등이 그것이다. 이와 비슷한 ‘비긴 어게인’, ‘윤식당’ 같은 프로그램은 이국적인 풍경을 소재로 연예인의 새로운 도전을 보여주기도 한다.

뚜렷한 사계절에 매료되어 한국을 찾는 외국인도 적지 않다. 여행과 도전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쌓는 경향은 우리만의 것은 아닌 듯하다. 잠시 타국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색다른 문화를 체험한다는 흐뭇한 상상에 많은 지구촌 사람들이 호감을 갖기 때문이다.

여행은 나라마다 다른 다양한 환경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특히 과거에 찬란한 역사를 자랑했던 그리스와 인도 같은 곳에서는 더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철학자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를 배출한 그리스는 자유민주주주의 싹을 틔운 나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그리스가 최근에는 외환위기와 실업문제로 나라의 꼴이 말이 아니다.

다수의 청년들은 실업에 내몰리고, 자영업자들은 심각한 매출 하락과 임대료 상승으로 울상을 짓는다. 다국적기업에 떠밀린 기업들은 파산과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테네 신전은 과거의 영광을 자랑하며 역사의 숨결을 느끼려고 찾는 해외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테네 신전 근처에 붐비는 관광객들을 보면 이 나라에는 아직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직감하게 된다.

이 나라 경제가 곧바로 호황으로 접어들기는 무리인 것 같지만, 그 저력을 감안하면, 그리스는 과거의 영광을 조만간 되찾을 것으로 생각된다.

인도도 그리스처럼 찬란한 역사를 가진 나라이다. 인도의 인더스 문명은 황하 문명, 이집트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더불어 인류의 4대 문명 중 하나로 꼽힌다. 인도는 유럽과 중국을 이어주는 중계무역이 발전하고, 중계무역으로 수학이 발달하면서, 아라비아 숫자까지 발명한 나라이다. 아라비아 숫자는 마침내 중동으로 전파되고 다시 전 세계로 퍼져 널리 쓰이게 된다. 또, 인도는 무굴제국 시대에 가장 강력한 왕국을 건설하기도 했다. 한때 청나라 군대와 힘으로 맞설 만큼 강국의 면모를 보였던 것이다.

그러한 인도가 점차 쇠락한 끝에 영국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만 것은 폐쇄적 정치와 종교적 갈등 때문이었다. 200년간 영국 지배하에 놓였던 인도는 간디의 비폭력 저항운동으로 겨우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도는 최근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교육과 기간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교육 분야만 해도, 인도 공대를 졸업한 다수 인사는 구글과 같은 다국적기업의 임원으로 활동 중이고, 미국 실리콘벨리의 엔지니어 상당수는 인도 출신이다.

인도는 특히 기간산업의 하나로 원전을 선정하고 적극적으로 유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인도는 ‘핵무기 보유국’이란 이유로 국제원자력기구의 제재를 받으면서 핵연료인 우라늄을 원활하게 수입할 수가 없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인도는 미국, 국제원자력기구와의 협상을 통해 핵물질 수출입에 대한 제재를 점차 풀어나가고 있다. 또, 인도는 우라늄의 매장량은 부족해도 ‘토륨’이라는 핵물질의 매장량이 풍부해 오래전부터 토륨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러시아가 자국의 원전 기술을 인도에 제공하면서, 토륨을 이용하는 차세대 원전의 개발 사업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얼마 전 차세대 원전인 ‘개량형 중수로 원전’(Advanced Heavy Water Reactor, AHWR)의 설계승인을 마쳤고, 내년도 착공이 예정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그리스와 인도의 교훈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찬란한 문화와 강력한 왕국도 결국 폐쇄적 정책이나 종교적 갈등으로 쇠락의 길을 걸어야만 했던 사실을 똑똑히 보아왔고, 교육과 기간산업에 대한 집중투자는 국가의 저력을 끌어올리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사실을 교훈삼아 청년실업과 자영업 몰락의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철호 부산시 기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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