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4년 현대중공업에서 경비원을 한 아버지를 따라 울산 중구 복산동에 이사와 아직 가족이 울산에 살고 있다는 홍 대표에게 울산은 남다른 도시다.
울산에서 몇 차례 가진 지난 대선 유세 때도, 지난 17일 울산대공원에서 가진 토크콘서트에서도 홍 대표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울산에서의 추억을 시민들과 공감했다.
그런 홍 대표가 토크콘서트에서 김기현 울산시장을 치켜세워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홍 대표는 “김기현 시장이랑 같이 정치해봤는데 아주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다. 그래서 김기현 시장을 중심으로 울산이 뭉쳐주시면 저희(자유한국당)들이 절대 야당이라고 해서 울산시에 손해되는 것은 안하도록 전적으로 저희가 밀어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 말을 하기 전에 홍 대표는 울산이 자신의 마지막 고향이라는 것과 울산의 미래 때문에 자유한국당이 고민하고 있다는 말을 전제로 깔고, 자신이 아끼는 울산의 미래를 이끌 지도자로 김 시장을 꼽은 것이다.
수많은 시민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나온 이 발언은 지역정가에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내년 울산시장 선거를 놓고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의 정갑윤 시당위원장이 출마를 고민하는 등 김 시장과의 후보경쟁 구도가 형성중인 상황에서 나온 당 대표의 공개석상 발언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보수텃밭인 영남권에서 벌써부터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친박-친홍’ 경쟁구도에서, 홍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한 자신의 의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갑윤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 핵심인물이고, 김기현 시장은 홍준표 당 대표와 절친한 관계다.
홍 대표의 이날 발언은 정갑윤 의원의 내년 지방선거 출마 입지가 좁아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까지도 나온다.
실제 정 의원은 최근 간담회에서 시장 출마와 관련 “중앙정권은 내줘도 지방정권은 내주면 안된다는게 자유한국당의 염원인데, 그런 측면에서 보니까 과연 김기현 시장으로 여당에 이길수 있겠느냐 하는 고민을 중앙당에서 할 것”이라며 “당에서 분석해 김 시장으로는 안된다는 판단이 서면 당에서 대안을 마련할 것이고, 내가 나가야 한다고 하면 선당후사니 당을 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이날 홍 대표의 김 시장 추켜세우기 발언은 당 대표가 김 시장으로도 충분히 내년 지방선거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을 수 있다.
반면 이날 홍 대표의 발언은 울산시민의 지지를 유도하기 위해 수사적으로 행한 발언일뿐, 김 시장에 대한 공천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홍 대표의 발언을 오히려 왜곡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에서 보수텃밭인 영남권 광역단체장 주자군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서는 광역단체장만큼은 중앙당이 공천권을 쥐고 적극 행사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홍 대표뿐 아니라 공천 기준을 마련 중인 당 혁신위원회 류석춘 위원장도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한 상향식 공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친박(親朴) 대 친홍준표계의 대결구도가 형성된 울산에서도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로 누가 최종 등장할 지 벌써부터 관심사다.
정재환 정치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