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장의 고언 “고임금시대 끝나”
현대차 사장의 고언 “고임금시대 끝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8.20 2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거 현대차가 급성장할 때처럼 고임금을 요구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회사가 직면한 위기를 제대로 인식해주길 바란다.” 윤갑한 현대자동차 사장이 18일 열린 24차 노사 임단협 교섭에서 작심하고 꺼낸 쓴 소리다. 윤 사장은 “올해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하고 생산 주문도 급격히 줄고 있다”며 “향후 특근도 불가능한 시점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다”는 고언도 마다하지 않았다.

노조의 시각에서 볼 때 윤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가당찮은 도전으로 비쳐질 수 있다. 특히 ‘고임금 시대는 지나갔다”거나 “특근이 예상보다 빨리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말은 협박성 발언으로 들릴 수 있다. 그동안 특근의 길이는 현대차 노조원들이 받는 임금수준과 정비례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윤 사장의 발언이 가식적이거나 부풀린 말이 아니라는 데 대체로 견해를 같이한다. 이 같은 정서는 현대차 울산공장 내 강성으로 분류되는 현장조직 관계자들도 다르지 않다는 전언이 공장 밖으로까지 수시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위기의식을 노와 사, 그리고 공장 안팎에서 공유하기 시작했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윤갑한 사장은 이런 말도 곁들였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2020년까지 이런 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우리에게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위기가 누구의 책임인지 공방하기 전에 노사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거나 “미래의 생존을 위해서 노사가 기본으로 돌아가 생산성과 품질에 충실하고 휴지 하나, 물 한 방울도 아끼는 새로운 정신이 필요한 때”라는 말도 주저 없이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는 윤 사장의 이러한 발언 패턴이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며, 향후 노사협상에서 사측의 새로운 프레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노사협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강수로도 여겨지지만 그리 틀린 말도 아닌 것 같다. 회사가 어려울 때는 협력카드를 내밀 줄도 아는 노조의 지혜가 기대된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