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판 나눔 ‘러브하우스’-현대차 다솜회 정재근씨
울산판 나눔 ‘러브하우스’-현대차 다솜회 정재근씨
  • 이상길 기자
  • 승인 2017.08.1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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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저소득층 가족 60채 무료 집수리
▲ 현대차 정재근씨.

10여 년 전 한 공중파 방송에서 저소득층 가정을 대상으로 집수리를 해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다. 리모델링 전문가들이 나서 집을 통째로 수리하고 인테리어까지 해주면 낡았던 집은 이내 최신 가옥으로 말끔하게 바뀌어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줬었다. ‘러브하우스’라는 이름의 그 TV프로는 지금은 없어졌다.

그런데 울산에서는 러브하우스의 바통을 이어받아 저소득층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무료 집수리를 해주는 이들이 있다. ‘울산판 러브하우스’의 주인공들은 바로 현대자동차 평일자원봉사단체 가운데 하나인 다솜회. 특히 다솜회 총무인 정재근(51·사진)씨는 벌써 4년째 이 일을 해오고 있다. 그동안 그가 수리를 해준 집은 60채에 이른다.

정씨를 중심으로 한 다솜회는 그 동안 한 달에 한번 꼴로 저소득층이나 차상위계층의 집을 찾아 도배나 장판교체 등의 집수리를 해왔다. 총 20여명 정도로 이뤄진 다솜회의 활약상은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 때 특히 빛났다. 많은 집들이 수해를 입은 가운데 다솜회는 차바 이후에는 한 달에 두세 채 가까이 거뜬하게 집수리를 하면서 봉사활동의 폭을 넓혔다.

정씨는 “그 때 당시 우리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수재민들이 많아 바쁘고 힘들었다”며 “대신 보람은 더 컸다”고 말했다.

다솜회의 무료 집수리 봉사활동은 주로 주말에 이뤄진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뤄지는 게 보통인데 정씨를 비롯한 회원들 모두 이젠 도배나 장판교체의 전문가가 됐다.

정씨는 “처음 무료집수리를 시작하면서는 도배 강사를 초빙해 교육을 받기도 했지만 4년 넘게 하다 보니 지금은 다들 거의 전문가 수준”이라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집수리를 묻는 질문에 정씨는 “암에 걸린 자녀와 함께 살던 어르신 집이 있었는데, 수리를 시작할 때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며 “그래도 결국 해냈는데 지금도 그 뿌듯함이 기억에 남는다. 어떤 분의 경우 고마움의 표시로 해마다 우리 다솜회에 편지를 보내는 분들도 있다”며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정씨는 “비록 힘은 들지만 집수리를 마쳤을 때의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며 “앞으로도 우리 다솜회가 필요한 곳은 언제든지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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