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수대란에도 면피에 급급해야 하나
누수대란에도 면피에 급급해야 하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8.1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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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울산시 남구 두왕사거리 일대 송수관로 파열사고로 일어난 누수대란(漏水大亂)은 근래 보기 드문 수돗물사고이자 인재(人災)였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총괄책임이 있는 울산시상수도사업본부(이하 ‘상수도본부’)는 대(對)시민 사과는 뒷전이고 책임 회피에 더 급급하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상수도본부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회야정수장 계통 송수관로의 누수사고 발생·복구 과정을 시간대별로 설명했다. 상수도본부는 누수사고가 신·구 송수관로 이음부의 접합에 문제가 생기면서 일어났고 이 때문에 남구와 북구, 울주군 일부지역과 동구 전역에서 일시적 단수가 이루어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고 밝혔다. 시간대별 자료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누수사고가 15일 오후 5시30분 이전에 일어났고 △재난문자를 보낸 시점이 8시29분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남구주민 B씨가 ‘080-229-2339번’으로부터 ‘울산지역 단수’ 소식을 전송받은 시점은 15일 오후 9시1분으로 나타났다. 32분의 차이가 있는 셈이다.

여하간 재난문자 전송은 거센 반발을 몰고 왔다. 상수도본부와 울산시에는 “단수(斷水)에 대비하라고 누수사고 4시간 후에 요청한 것은 말도 안 된다”며 항의가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수도본부는 “재난문자 발송은 사고 발생 즉시가 아니라 복구 예정시간, 배수지 저수량 등을 종합 판단해 내리는 것이며, 급수사고 발생 사실을 즉시 언론을 통해 알렸다”며 비판적 언론보도에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상수도본부는 해명에 앞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먼저, 누수사고의 원인이 인재라는 점을 시인한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상수도본부는 “8·15 강우로 인한 일부 지반침하로 이음부에 틈새가 발생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고로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교통 불편을 겪었고, 녹물과 흙탕물에 시달렸으며, 불안에 떨어야 했는지 시민의 처지에서 반성하는 자세부터 지닐 필요가 있다. 피해보상과 수도요금 감면 등의 조치는 부차적 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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