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공방보다 위기탈출에 힘 모을때
임금 공방보다 위기탈출에 힘 모을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8.1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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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16일 23차 임단협 교섭에서 임금인상과 관련해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 인상 불가 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현대차가 처한 상황과 국내 자동차업계 분위기를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회사가 내놓을 수밖에 없는 최선의 안이라는 평가다.

지역 노사관계 전문가 상당수는 올해 임금동결 내지 소폭 임금인상 카드를 노조에 던질 것이라는 전망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최근 현대차의 경영이 위기일로를 치닫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임금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내수 추락에 이어 올해는 중국과 미국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하는 대위기를 맞고 있다. 사드가 한국에 들어온 후 중국 판매는 반토막이 나면서 2002년 중국 진출 이후 최대의 어려움에 봉착했다. 미국에서도 판매가 계속 감소하는 난관에 처해 있어 전체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 시장의 고전은 회사의 막대한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현대차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2조5천952억원으로 16.4%나 급감했다.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장기적으로는 영업적자를 우려하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현대차 내부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위기대응 모드에 돌입했다. 지난해 임원 임금을 삭감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연봉제인 과장 이상 관리직의 임금을 동결시켰다. 또한 울산공장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하자는 의미로 ‘2017 Re-Start’ 운동을 실시해 위기상황을 생산현장까지 전파시키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 국내공장이 해외공장 대비 저생산 고임금의 비효율적 구조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고임금 구조는 현대차의 미래 발전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대부분의 국내 완성차공장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다. 최근 500대 기업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 조사에서 자동차업종이 10.2%로 500대 기업 평균 5.9%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나고 있음은 자동차업종의 임금구조에 대한 손질이 필요한 대목이다.

현대차는 대표적 고임금 사업장으로서 임금인상 억제 등 개선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경영리스크는 물론 사회양극화를 가중시킬 것이다.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이 얼마 전 국회 청문회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급여 차이가 많아 대기업의 고임금을 자제하고 남는 것은 하위 근로자 임금으로 돌려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 역시 현대차 등 대기업의 임금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 자동차업계는 대내외 악재로 큰 곤란을 겪고 있다. 임금인상 문제를 두고 노사가 공방이나 갈등을 보일 시기가 아니다. 이번 주가 올해 현대차 임단협 교섭의 골든타임이다. 위기의 돌파구를 찾아야 할 긴박한 시기에 노사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힘을 한데 모아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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