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조합은 호소문을 통해 “사드 배치로 중국에서 현대·기아차 판매량이 전년대비 40% 이상 급감하는 등 한국 자동차산업이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이에 따라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인도에 밀려 세계 6위로 내려앉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조합은 특히 “완성차 업체가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 협력업체는 더 큰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여려움을 토로했다. 관련업계 안팎에서는 자동차조합의 대국민 호소문이 이달 말이나 다음 달로 선고가 예정된 기아차의 통상임금 1심 소송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기아차가 패소하면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이는 기아차의 납품대금으로 경영을 유지하는 협력업체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내기에 이르렀다고 보는 것이다.
완성차업체의 유동성 악화가 협력업체의 경영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과장됐다고 보진 않는다. 또한 기아차의 유동성 위기가 현대차 등 다른 완성차업체는 물론 1차와 2,3차 협력업체에도 작지 않은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은 부연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바로 이런 시점에 현대차 노조가 또 다시 파업의 깃발을 높이 치켜든 것은, 이유와 명분이야 어떠하든,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를 자아낸다. 현대차 노조는 협력업체들의 딱한 사정도 헤아려 파업을 일찍 매듭짓는 쪽으로 중지를 모아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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