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체들의 대국민 호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대국민 호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8.1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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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가 ‘6년 연속 파업’의 기록을 이어가기 시작한 시점에 전국 자동차 1차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하 ‘자동차조합’)이 “해외시장과 내수 판매의 악화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자동차산업을 살려달라”는 내용의 대국민 호소문을 냈다. 자동차조합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3중고에 휘둘리는 위기의 자동차 부품 산업계’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조합은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업체로 이뤄진 단체다.

자동차조합은 호소문을 통해 “사드 배치로 중국에서 현대·기아차 판매량이 전년대비 40% 이상 급감하는 등 한국 자동차산업이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이에 따라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인도에 밀려 세계 6위로 내려앉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조합은 특히 “완성차 업체가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 협력업체는 더 큰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여려움을 토로했다. 관련업계 안팎에서는 자동차조합의 대국민 호소문이 이달 말이나 다음 달로 선고가 예정된 기아차의 통상임금 1심 소송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기아차가 패소하면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이는 기아차의 납품대금으로 경영을 유지하는 협력업체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내기에 이르렀다고 보는 것이다.

완성차업체의 유동성 악화가 협력업체의 경영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과장됐다고 보진 않는다. 또한 기아차의 유동성 위기가 현대차 등 다른 완성차업체는 물론 1차와 2,3차 협력업체에도 작지 않은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은 부연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바로 이런 시점에 현대차 노조가 또 다시 파업의 깃발을 높이 치켜든 것은, 이유와 명분이야 어떠하든,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를 자아낸다. 현대차 노조는 협력업체들의 딱한 사정도 헤아려 파업을 일찍 매듭짓는 쪽으로 중지를 모아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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