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의 실험… ‘철새서식지 드론 방역’
남구의 실험… ‘철새서식지 드론 방역’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8.1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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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호동 철새마을을 중심으로 한 관광산업 진흥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울산시 남구가 전국 처음으로 참신한 실험에 착수해 관심과 화제를 동시에 모으고 있다. 이른바 ‘드론을 활용한 철새서식지 시험방제(방역) 작업’이 그것으로, 조류 인플루엔자(AI)를 미리 차단하고 삼호대숲 일대의 철새 배설물로 인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 방역 조치인 셈이다.

남구에 따르면 시험방제 첫 작업은 11일 오전 ‘여름의 빈객’ 백로 떼가 집단 서식하고 있는 삼호대숲 일원에서 이뤄진다. 작업기간은 9월 30일까지이고, 작업시간대는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다. 남구는 이 시간대가 백로 떼가 먹잇감을 찾으러 둥지를 떠나 있는 시점이어서 조류는 물론 인체에도 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험방제 대상면적은 삼호대숲 철새공원 일대 3만㎡ 규모로, 5천㎡씩 6개 구역으로 나눠 주 1회씩 총 12회에 걸쳐 방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래도 남구의 접근은 매우 조심스럽다. 가축질병 바이러스 소독제인 방제약품(암모늄+구연산)을 희석하기 위해 물을 타는 비율의 허용기준은 1대 500이다. 그러나 남구는 처음 1대 1000에서 시작해 서서히 1대 800, 1대 600, 1대 500 순으로 낮춰 나갈 참이다. 중간 중간에 시험방제 결과와 방제 효과를 꼼꼼하게 살핀 다음 오는 10월 중순쯤 보고회도 가질 예정이다. 드론이 출현하기 전까지는 엄두도 못 낼 일이었지만 상업화 단계에 들어선 지금은 빠른 시간 안에, 적은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고, 또 다른 활용가치도 기대된다.

남구가 ‘드론을 이용한 철새서식지 방역’을 추진키로 한 것은 오는 11월로 일정이 잡힌 국제행사 ‘ABF’(=’아시아 버드 페어’)의 성공개최에 대한 염원과 무관치 않다. ABF 행사는 당초 지난 2월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작년에 한반도 일각을 덮친 ‘AI 사태’ 때문에 9개월이나 늦춰진 바 있다.

전국 최초로 시도되는 것으로 알려진 철새서식지 시험방제는 또 다른 가능성의 문도 활짝 열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남구는 철새가 오고가는 선암호수공원 일원에서도 드론 방제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또 이번의 시험방제는 ‘철새=AI의 주범’이란 항간의 그릇된 인식도 말끔히 씻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마디로 ‘일석다조(一石多鳥)’의 효과가 기대되는 것이다.

다만 ‘시범시행’이란 용어에서도 짐작이 가듯 철새서식지 시험방제가 처음 시도되는 사업인 만큼 남구는 처음부터 끝까지 신중의 끈을 놓치 않아야 할 것이다. 자칫 잘못해서 시험방제가 ‘조류의 떼죽음’이란 달갑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면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구의 이번 시범사업이 성공사례로 기록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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