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교육의 3대 적폐청산 과제
울산교육의 3대 적폐청산 과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8.1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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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먼저 교육의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 울산교육의 3대 적폐 청산 과제는 △첫째, 교육감의 부재에 따른 모럴헤저드(moral hazard), △둘째, 인성교육 즉 도의교육과 비전의 부재, △셋째, 교권의 정치조직화라고 생각한다.

교육감 부재라는 비상사태 하에서 울산은 도덕교육의 상실로 모럴헤저드 상태에 놓여 있어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교육에 영(令)이 서지 않는다. 지도자의 리더십이나 카리스마는 다름 아닌 도덕성에서 온다.

공직선거로 뽑힌 어떠한 선출직도 도덕성에 결함이 없어야겠지만 특히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행정 수장의 도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울산의 교육감은, 직선제이건 간선제이건 하나같이, 선거가 끝나기가 무섭게 부정선거에 연루되어 감옥행 아니면 도중하차하는 경우가 관례가 되다시피 해 왔다. 참으로 부끄러운 현상이다. 교육행정의 수장으로서 가장 도덕적이면서 솔선수범으로 법과 원칙을 지켜야할 인사가 모럴헤저드의 온상이 되어 탈법·불법을 자행하는 마당이니 아랫사람들에게 법을 지키라, 열성을 다하라 한들 어찌 영이 서겠는가?

어디 그뿐인가. 끝내는 “너나 잘하시라”는 비웃음이나 사고, 창의적이고 성실하게 일하는 공복들은 도리어 불이익을 당하고, 적당히 눈치나 보고 무사안일하게 처신하는 요령주의자들만 득실거릴 것이고, 결국 그 폐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 시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필자는 바로 이것이 오늘날 우리 울산 교육의 적폐 중의 적폐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신설학교 신축 현장에 파견된 공직자가 모든 부실공사의 책임을 현장소장과 감리단장에게만 떠넘기고는 스스로 “나는 공사 현장에 아무런 책임도 권한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 아닌가?

사실 교육감은 광역단체장보다 더 많은 인사권을 갖고 있고 예산 또한 막대하다. 이 때문에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선거패거리들과 교원단체들의 줄서기가 극성을 부리고, 이것이 족쇄가 되어, 선거 후에도 교육풍토까지 정치색으로 더럽히고 교단의 갈등과 반목을 심화시키는 폐단을 낳고 만다. 교육감이 교육현장을 찾아 교육의 질을 높이는 일에 열정을 쏟기보다 일반정치인들과 같이 교육과 무관한 구·군의 축제행사장에 분주히 얼굴을 내밀면서 노골적으로 정치인 행세를 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필귀정’이라는 말처럼 숨겨진 거짓은 모두 언젠가는 밝혀지게 되는 법이다. 울산 교육행정의 수장들이 줄줄이 검찰에 구속·기소되어 재판을 받았던 일련의 사건들을 돌이켜보라. 선거비용 보전, 학교공사 비리 등으로 구속되는 부끄러운 현실들을 눈을 똑바로 뜨고 뒤돌아보라. 당사자 스스로는 물론이요 울산시민들마저 자괴감을 금치 못하고 있지 않은가?

시민들은 시민적 지도자로 도덕적으로 흠결 없고 떳떳한 사람이 선출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백년지대계라는 교육행정의 수장인 교육감의 자질과 도덕성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수준은 그보다 훨씬 더 높은 것 또한 사실이다.

교사는 결코 노동자나 정치단체의 일원일 수 없다. 지식인은 둥지를 틀지 않는다. ‘둥지’를 튼 진영이 집권하면 ‘권력의 단맛’을 쉬 떨치지 못한다. 그동안 울산 교육을 책임져 왔던 교직사회, 어떤 노동자조직보다 더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일부 교원단체, ‘OO대학 동문 마피아’ 할 것 없이 울산 교육 지도층의 위상부터 먼저 제자리에 돌려놓을 필요가 있다.

교육자로서의 자존심과 교사로서의 사명감만이 교권을 확립하고 인성교육, 도의교육을 실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암기 잘하는 천재를 키우는 것보다 인성 바른 인재로 키우는 것이 교육목표가 되어 사도를 확립하고 희망찬 새 교육의 원리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인성교육이 부재하고 교육철학이 빈곤한 상태에서 어찌 울산 교육의 백년지대계를 논할 수 있겠는가? 산업수도가 추구하는 신실용주의(neo-pragmatism)적 교육철학을 정립하고 위기의 울산 교육을 구하기 위해 ‘3대 적폐 청산’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수고와 열정을 아끼지 않을 교육지도자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기다려진다.

<이철수 울산사회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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